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9월 2일 56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아파트 전용 130㎡는 지난 7월 24일 82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한 달 만에 직전 거래(6월 73억원)보다 9억원 올랐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2차 전용 163㎡는 지난 8월 77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지난 6월 70억원보다 7억원 올랐고, 1년 전인 2024년 8월 45억원과 비교하면 32억원 올랐다.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4㎡도 지난 9월 12일 60억원에 거래돼, 3개월 만에 5억 오른 신고가를 썼다.
부동산 대출규제에도 부동산 최상급지로 꼽히는 부촌의 초고가 단지들에선 높은 가격에도 신고가 경신이 속출하고 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부동산시장에도 고착화하고 있다.
8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상위 20%(5분위) 아파트의 ㎡당 5분위 매매평균가격은 3528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2875만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2.71%에 달했다.
분위별로 살펴보면 비싼 아파트일수록 ㎡당 매매평균가격 증가율이 높았다. 4분위는 11.59%(1691만→1887만원), 3분위 5.82%(1254만→1327만원), 2분위(996만→1015만원), 1분위 0.26%(764만→766만원) 증가했다. 즉 상위 20% 아파트의 ㎡당 매매평균가격이 653만원 오를 때, 하위 20% 아파트는 2만원 오른 셈이다.
10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7차 아파트 전용 245㎡는 지난 4월 13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115억(9층)보다 15억5000만원 올랐다. 압구정 현대 1·2차도 지난 4월 전용 198㎡가 105억원에 거래됐는데, 2개월 만에 같은 면적이 1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지난 8월 5일 167억원에 거래돼 올해 1월 20일 거래된 114억원보다 53억원 비싸게 손바뀜했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도 상급지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범어W 전용 102㎡는 지난 9월 14일 21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 거래(10억3500만원)의 10억원 이상 뛰었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용 186㎡는 지난해 8월 49억원으로 신고가를 쓴 후 올 4월 49억8000만원으로 다시 기록을 깼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지역에서는 높은 가격이 거래에 큰 걸림돌이 되지만 최상급지, 부촌에서는 오히려 고가 단지가 더 꾸준히 거래되고 매매가도 계속 오르는 모습”이라며 “높은 집값 이상으로 지역의 가치가 높고,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