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칠면조·중국엔 월병”…세계 각국의 명절 풍경

입력 2025-10-06 10:0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모든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한가위)처럼 잘 먹고 잘 입으며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속담이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은 음력 8월 15일, 둥근 보름달이 뜨는 날에 수확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명절이다. 농경사회에서 보름달은 풍요를 상징하는데, 달이 가장 밝은 날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송편 등 전통 음식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도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존재한다. 시기와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풍요를 기원하고 가족이 함께 모인다.

미국
칠면조 구이. 게티이미지뱅크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은 매년 11월 넷째 목요일에 지내는 대표적인 미국의 명절이다. 한 해의 수확과 축복에 감사하는 날로,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풍성한 식사를 함께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전통이다. 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식사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음식은 칠면조 구이로, 크랜베리 소스와 각종 속 재료(스터핑), 으깬 감자와 그레이비 소스, 호박파이 등이 함께 차려진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할인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연말 쇼핑 시즌이 열리기도 한다.

중국
월병. 게티이미지뱅크

중추절(中秋節)은 추석과 마찬가지로 음력 8월 15일에 지내는 중국의 전통 명절이다. 한 해의 풍요로운 수확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날로, 온 가족이 모여 달을 바라보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대표적인 음식은 보름달을 본떠 만든 월병(月餅)이다. 월병은 팥, 견과류, 육류 등 다양한 소를 넣은 둥근 형태의 과자로, 가족 간의 단합과 화합을 상징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박 등 둥근 모양의 과일 월과(月果)를 함께 준비하기도 한다.

중추절 밤에는 밝게 뜬 달을 감상하며 가족과 친지를 위한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일본
당고. 게티이미지뱅크

오봉(お盆)은 조상의 영을 기리는 일본의 주요 명절로, 보통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치러진다. 이 기간에는 세상을 떠난 조상의 혼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믿으며, 가족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선조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

오봉의 대표적인 음식은 당고(떡)다. 오봉 첫날인 13일에는 팥 앙금이나 간장 소스를 얹은 오무카에(맞이) 당고를,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고물을 얹지 않은 오쿠리(배웅) 당고를 준비한다. 또 조상의 혼이 길을 안내하고 배웅하기 위해 향을 피우고, 오이와 가지로 만든 쇼료우마(精霊馬)를 장식한다.

마을에서는 등불을 밝히고 봉오도리(盆踊り)라는 전통춤을 추며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진다.

캄보디아
놈언썸쯔룩. 캄보디아 로열앙코르리조트 페이스북 캡처

프춤번(បុណ្យភ្ជុំបិណ្ឌ)은 조상의 영혼을 기리고 가족의 유대를 확인하는 캄보디아의 전통 명절로, 캄보디아 달력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약 15일간 이어진다(양력 기준 9~10월경). 불교가 국교인 캄보디아인들에게는 불교 전통과 깊이 연결된 중요한 명절이다.

대표적인 음식은 잘게 다진 돼지고기, 녹두 등을 넣고 바나나 잎에 싸서 찐 찹쌀떡 놈언썸쯔룩(នំអន្សមចេក)이다. 집에서 준비하는 음식 일부는 조상에게 바치고 나머지는 가족끼리 함께 나눠 먹는데, 이는 조상과 살아있는 가족 간의 연결을 느끼고 가족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함이다.

또 이 기간에 사람들은 사찰을 방문해 작은 크기로 뭉친 주먹밥 등 음식을 바친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