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튜브는 사제총기… X는 마약, 텔레그램 딥페이크

입력 2025-10-06 10:00

정부가 불법 총기류, 마약,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등 불법 정보유통 관련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시정요구를 한 건수가 4년간 4배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제 총기 제작법 등 불법 무기류 관련 콘텐츠는 유튜브, 마약류 정보는 엑스(X·옛 트위터),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은 텔레그램을 통해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6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옛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 무기류 정보와 마약류 매매 정보에 대해 정부가 시정요구(삭제 또는 접속 차단 요구)한 건수는 2020년 8546건에서 지난해 3만3881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1만8617건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집계한 건수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특징적인 것은 콘텐츠 종류에 따라 핵심 유통 채널이 달랐다는 점이다. 주요 플랫폼별로 불법 무기류 정보 시정요구 건수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시정요구 1만1411건 중 유튜브가 7930건으로 69.5%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는 합산 88건으로 0.8%에 그쳤다. 지난 7월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아버지가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사건에서도 총격범이 유튜브를 통해 총기 제작·산탄 개조 방법 등을 습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매매나 제조 등 정보는 X에서 주로 유통됐다. 같은 기간 마약류 정보 시정요구 13만1308건 중 X 콘텐츠에 대한 시정요구는 4만3615건(33.2%)이었다. 이어 페이스북(1706건), 텔레그램(248건), 인스타그램(190건), 네이버(34건), 카카오(27건) 순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은 주로 음란사이트와 P2P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지만 주요 플랫폼 중에선 텔레그램에 대한 시정요구가 가장 많았다. 2021년 텔레그램에 대한 시정요구는 9건으로 X(192건)의 20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 618건까지 치솟아 X(250건)를 앞섰다.

불법 콘텐츠가 범람하는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해외 플랫폼을 치외법권처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정보를 방조하거나 삭제하지 않는 해외 플랫폼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