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문정민(23·덕신EPC)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2승 기회를 잡았다.
문정민은 2일 전북 익산시 익산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둘째 날 경기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10개를 쓸어 담아 19점을 획득했다.
중간합계 29점을 누적한 문정민은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시즌 첫승이자 통산 2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작년 대보하우스디오픈에서 생애 첫 승이 있다.
이 대회는 파 0점, 버디 2점, 이글 5점, 앨버트로스 8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으로 처리해 점수 합계로 순위를 정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보기로 감점된 포인트보다 버디로 획득한 포인트가 더 커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 성향 플레이어에게 다소 유리한 경기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문정민은 올 시즌 KLPGA투어 장타 부문 9위(250.3야드)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멀리 보내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런데 이날은 아이언샷과 웨지샷도 위력을 발휘했다. 파4홀과 파5홀에서 두 번째샷과 세 번째샷을 거의 쇼트 아이언이나 웨지를 잡았는데 버디 10개 가운데 8개가 홀 3m 이내였다.
가장 먼거리 버디 퍼트는 413야드로 익산CC에서 가장 긴 파4홀인 3번홀 6m였다. 이 홀에서 두 번째샷은 웨지가 아닌 7번 아이언이었다.
문정민은 “안 되는 게 없는 날이었다”라며 “18홀에서 버디 10개는 처음이다. 만약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라면 똑같은 코스라도 버디 10개는 못 잡아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라서) 버디를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보기를 해도 크게 손해 보는 느낌이 없다. 무조건 버디를 많이 잡겠다고 마음먹고 나왔다. 오늘도 경기 전에 버디 10개를 잡자고 다짐했는데 성공했다”라며 “내일도 모레도 순위는 생각지 않고 매일 버디 10개씩 잡는 게 목표”라고 우승 전략을 밝혔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상금 순위 43위에 그치고 있는 문정민은 “전 경기 출전이 처음이라 좀 무리가 된 듯하다. 어릴 때부터 아픈 오른쪽 발목 상태가 더 나빠져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최근 2차례 대회에서 컷 탈락하면서 뜻하지 않게 쉴 틈이 생겼다. 쉬면서 이 대회에 대비해 샷을 가다듬었다”고 선전 원동력이 휴식에 있음을 밝혔다.
지난 7월 롯데오픈에서 우승한 박혜준(22·두산건설)이 14점을 보태 문정민에 5점 뒤진 2위(24점)로 자리했다. 첫날 선두 자리를 꿰찼던 이가영은 7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김수지(29·동부건설)과 함께 공동 3위(23점)로 내려 앉았다.
이날 보기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솎아내 15점을 획득한 방신실(20·KB금융그룹)과 홍진영(25·DS이엘씨)이 공동 5위(22점)에 포진했다.
올 시즌 대상 포인트 1위 유현조(20·삼천리)는 2라운드에서 버디 1개로 단 2점만 얻는데 그쳐 공동 32위(13점)로 순위가 미끄럼을 탔다.
시즌 상금 순위 1위 노승희(24·요진건설), 디펜딩 챔피언 김민별(21·하이트진로), 올 시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자 이다연(28·메디힐)은 컷 탈락했다.
익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익산의 딸’ 박현경(25·메디힐)은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박현경은 고향팬들 앞에서 선전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 때문인지 이날도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4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공동 59위(9점)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컷은 2라운드 합계 9점이다.
익산=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