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은 여행 필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이용에 불편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관광객 맞춤형 캠페인을 강화하며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일본인 A씨(30)는 최근 한국을 방문하기 전 네이버지도·카카오맵을 설치했다. A씨는 “한국에서는 구글 지도 대신 한국 지도 앱을 사용해야 편리하다는 팁이 여행객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어로 장소를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일본어 서비스는 영어보다 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 지도 앱 상에 영어로 ‘남산 서울 타워(Namsan Seoul Tower)’를 검색하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로 타워(Seoullo Tower)’가 검색되는 등 정확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현위치 표시의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마카오 출신 여행객 B씨(31)는 “대구 여행을 갔을 때 지도 현위치 표시가 정확하지 않아 촘촘한 골목길 사이에서 길을 헤멨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 글로벌 지도 서비스인 ‘구글 지도’는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제외한 도보, 자동차 등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한국 정부가 1대 5000 축적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서비스 활성화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와 학계는 정부 승인 없이 활용 가능한 1대 2만5000 지도만으로도 길 찾기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2011년, 2016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정부에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고 다음달 11일 정부의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구글과 경쟁 구도에 놓인 국내 지도 업체들은 서둘러 관광객의 ‘여행 장벽’을 허물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달 17일부터 ‘비로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지도를 외국어로 설정한 이용자가 앱 상단 비로컬 탭을 클릭하면 음식점 카페 쇼핑몰 문화공간 등 추천 장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네이버지도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총 4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비로컬 캠페인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경주까지 지역을 확대했다”며 “네이버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10월 한달 간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카카오 트래블 팩’ 캠페인을 진행한다. 트래블 팩에는 카카오 서비스 3종(카카오톡·카카오맵·케이라이드)이 포함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맛집 랭킹 제안·택시 호출·오픈채팅 소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한국어와 영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밥(gimbab)만 검색해도 해당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검색되는 등 서비스 전반적인 영문 적용 확대 및 번역 품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지원 언어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