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했지만 선착장 인근에 입점한 F&B(식음료) 사업자들은 정상 영업을 이어가며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가을 성수기를 맞아 한강을 찾는 피크닉·여가 인파가 몰리면서 ‘한강 뷰’라는 입지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꽃축제 특수 타고 ‘핫플’ 부상
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한강버스 선착장과 한강공원에 인접해 매장 내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매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와 뚝섬 선착장에 크루즈 선실 콘셉트, 1970년대 뉴욕 커피하우스 콘셉트 등 각기 다른 매장을 오픈하며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내세웠다.
특히 한강버스 뚝섬선착장 1층에 오픈한 ‘뚝섬한강공원점’은 강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경험과 한강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야경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이규찬 스타벅스 점포개발담당은 “한강이라는 특별한 입지와 매장 콘셉트가 결합해 고객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강 선착장 매장들의 흥행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스타벅스 여의도한강공원점은 1인당 좌석을 20만원에 판매하는 이례적인 마케팅을 펼쳤는데, 좌석이 매진되며 맘카페·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30만원) 거래가 성사될 정도였다.
치맥·라면으로 즐기는 ‘한강 F&B’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잠실·여의도·뚝섬·압구정·망원 등 5개 주요 선착장에 매장을 열었다. 선착장 2층에 조성된 매장은 한강 전망을 갖추고 있으며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까지 선보여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BBQ 관계자는 “한강버스와 함께 K푸드 치킨을 알릴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관광 인프라와 결합된 새로운 외식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CU는 ‘라면 라이브러리’를 선보이며 농심, 오뚜기 등 대표 라면 업체와 협업했다. 한강에서 직접 라면을 끓여 먹는 체험형 공간은 K콘텐츠에 등장하는 ‘한강라면’을 떠오르게 하며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오뚜기는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농심은 ‘너구리 라면가게’를 각각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한강에서 K라면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으로 농심 브랜드의 글로벌 매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강버스만 보고 들어온 건 아냐”… 관건은 ‘지속성’
업계는 한강버스 운행 중단에도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한강이 이미 러닝·마라톤, 야시장, 음악 공연 등 사계절 이벤트가 열리는 복합 여가 공간이기 때문이다.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한강버스는 유인책 중 하나일 뿐, 매장 입점의 본질적 이유는 한강이라는 입지와 다양한 콘텐츠”라며 “낮에는 피크닉과 러닝족이, 저녁에는 야경을 즐기러 오는 시민과 관광객이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매출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관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동 인구 확대를 위해 서울시가 내세웠던 마케팅 수단인 한강버스가 삐걱대면서 입점 매장들이 기대한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비수기 한강 방문객 감소와 맞물리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오픈 효과와 가을 특수 덕분에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강버스의 정상화 여부와 소비자 발길이 끊기는 겨울철 손님을 어떻게 끌어올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브랜드들이 얼마나 차별화된 체험과 콘텐츠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지속성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