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지율, 50~60%대 고정 이유는…높은 비호감도 ‘상한선’, 내란 극복 정국 ‘하한선’

입력 2025-10-08 00:01
대통령실은 2일 이재명 대통령의 APEC 홍보영상 촬영 비하인드 컷을 SNS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4달 동안 50~60%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임 대통령 지지율이 인사, 외교, 각종 개혁 과정에서 상방·하방으로 크게 흔들렸던 것을 고려하면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가 상한선으로, 내란 극복 정국 속에 야당이 대안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이 하한선으로 작용하고 있단 분석이다.

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넷째 주 첫 조사에서 64%를 시작으로 7월 1주 차에 65%로 고점을 찍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대국민 소통과 경제·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일부 성과를 거둔 점이 지지율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8월 2주 차 광복절 특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논란이 있는 인사를 대거 사면하면서 지지율이 59%로 떨어졌다. 이후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국민 반발이 이어지고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 지지율은 8월 3주 차에 56%까지 하락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8월 4주 차에 59%, 9월 1주 차엔 63%까지 반등했다. 한·일, 한·미 정상회담 등 연이은 외교 일정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셔틀 외교 재개의 첫발을 내디뎠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억류 사건이 여론에 반영된 9월 2주 차에 다시 58%로 급락했다. 이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지연, 여권의 일방적인 개혁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야당과의 관계 경색,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이 겹치며 지지율은 9월 4주 차에 5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 지지율은 국면마다 변동이 있었지만, 잘해도 70%를 넘지 못하고 못해도 40%대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을 보였다. 50~60% 구간에서 박스권이 형성돼 10%포인트 이내의 변동 폭을 보이며 횡보하는 흐름이다.

취임 4개월간 전임 대통령 지지율 등락 폭과 비교해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의 변동 폭은 확연히 적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4개월간 29%포인트(53→24%)까지 하향 곡선을 그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19%포인트(84→65%) 하락세를 보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2%포인트(41→63%) 상승 추세를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비호감도라는 이 대통령 개인적 특성과 내란 극복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는 상황적 특성을 박스권 형성의 이유로 꼽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은 여타 대통령에 비해 비호감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어 아무리 잘해도 지지하지 않는 계층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야당이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점은 일종의 하한선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며 “민생·경제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에 힘쓰는 등 국정 운영 개선 노력을 착실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