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연간 한우 사용량이 3t 정도였는데 지금은 15t을 넘겼습니다. 생산라인을 증설해야 할 만큼 수요가 폭발했죠.”
25년 넘게 한우 육포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항진축산이 밝힌 체감 변화다. CJ제일제당과 ‘제일명인 한우육포세트’를 선보인 뒤 국내산 한우 제품 판매량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항진축산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패키징 디자인 역량과 대형 유통망 덕분에 시장에 안착했고, 소비자 인지도도 크게 올랐다”며 “국내 한우 농가와의 동반 성장이라는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명절마다 선물세트 트렌드는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웰니스’, ‘가성비’, ‘프리미엄’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상생의 가치를 더한 프리미엄 선물세트 브랜드 ‘제일명인’을 론칭했다.
CJ제일제당이 2023년 추석 처음 선보인 제일명인은 대한민국 식품 명인·명장의 제품을 선물세트로 내놓는 브랜드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중소기업이라는 한계로 유통과 기획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중소기업이 생산을 맡고 CJ제일제당이 제품 콘셉트 설정·디자인·유통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항진축산 관계자는 “CJ의 유통망을 활용하게 되면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대형마트, 온라인몰, 선물세트 채널까지 입점할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점이 가장 의미 있다”고 말했다.
제일명인은 브랜드 론칭 첫해 최순희 명장의 ‘예천참기름’, 임화자 명인의 ‘한우육포’, 유영군 명인의 ‘조청한과’를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첫 론칭임에도 3000세트 이상 팔리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추석에는 라인업을 확대했다. 유근주 육가공 마이스터의 ‘정통육포’, 명가 풍국면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오색소면’ 등이 추가됐다. 물량과 제품군을 늘린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은 3배, 판매량은 4배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추석에도 CJ제일제당은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냈다. 한과 명인의 노하우를 담은 개성약과, 저당 트렌드를 반영한 저당양갱을 출시해 디저트류 시장까지 확장했다. 한국 전통 문양을 활용한 패키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K디저트형 기념품으로도 활용된다.
콜라보 전략도 눈길을 끈다. 프리미엄 장류 브랜드 무량수와 손잡고 고추장·간장·된장이 담긴 전통장 세트를 출시했고, 예천 참기름과 세라믹 브랜드 오덴세의 소스볼을 묶은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일명인은 단순한 선물세트가 아닌 가치와 의미를 담은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명인·명장 제품을 발굴하고 협업을 확대해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