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수상공연장… ‘명소기대’ VS ‘애물단지’

입력 2025-10-07 00:01
대구 수성못 모습. 국민DB

대구 수성구가 지역 대표 명소인 수성못에 대규모 수상공연장을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를 공연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개발에 따른 실익이 없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수성구 등에 따르면 수성못에 2026년 말 공원식 수상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수성못 수상공연장 조성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수성구는 수성못에 수상공연장을 조성하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을 유치해 세계적 공연도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성못 서쪽 9943㎡ 규모 터에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수상공연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여름에는 물놀이 공간, 겨울에는 얼음 놀이 공간 등으로 공원식 수상공연장을 활용할 방침이다. 주차 공간 부족에 대비해 수상공연장 인근에 ‘수성유원지 북측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2013년 조성한 수성못 수상 무대는 철거할 예정이다.

수성구는 수상공연장 조성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소유한 수성못 8245㎡ 규모 터를 72억원을 들여 매입할 방침이다. 대구시와 매입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안과 대구시 소유 수성못 터와 농어촌공사 보유 수성못 사업 터를 교환하는 안을 검토해달라고 대구시 요청했다. 앞서 수성구는 국토교통부 해안 및 내륙권 사업에 선정돼 국·시비 165억원 정도를 확보했다.

수성구 관계자는 “수상공연장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수성못 브리지를 비롯해 수성못 그림책 도서관, 상화동산 화장실 등과도 연계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대구 명소 수성못을 망치는 개발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실련 관계자는 “수상공연장은 수성못과 수성못 유원지의 장점, 정체성을 해치고 예산을 낭비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며 “개발 시 교통체증,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