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섬 규모 6.9 강진…최소 69명 사망

입력 2025-10-01 16:18 수정 2025-10-01 16:20
AFP연합뉴스

필리핀 중부 세부섬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69명이 숨졌다. 당국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된 주민이 많아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이번 지진이 30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세부주 보고시 북동쪽 19㎞ 해역, 깊이 5㎞의 해저 단층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인구 9만여명이 거주하는 보고시는 전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지역이다.

밤 시간대 주택과 상가 등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이 잔해에 갇히자 군·경과 자원봉사자들은 굴착기와 탐지견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유실된 도로와 이어지는 폭우로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산간 마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며 피해가 더욱 커졌다. 현장에 투입된 재난 담당자 글렌 어살은 AP통신에 “낙석 등 위험이 많아 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메델린과 산레미지오 마을에서도 어린이 1명과 해안경비대원 3명, 소방관 1명이 건물 붕괴로 숨졌다. 이들은 농구 경기를 하던 중 지진이 발생해 체육관에서 대피하던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르나르도 알레한드로 필리핀 민방위청 부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골든타임이 지나지 않았다”며 “잔해에 깔리거나 부상당한 이들에 대한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피해 규모에 따라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지진은 최근 10여년간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로, 지진 발생 이후 600차례가 넘는 여진이 관측됐다. 세부섬을 비롯한 필리핀 중부 지방은 며칠 전 태풍 ‘부알로이’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데 이어 강진까지 겹치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