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 파업을 주도했던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달부터 울릉도의 한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박 전 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릉. 그리하여 피폐와 방황을 갈무리하고 끝내 바다 건너 동쪽 끝에 닿았습니다”라며 “10월부터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다시 나아갈 길 살피려 합니다”라며 “명절에는 내내 병원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모두들 건강히, 평안 추석 보내시길”이라고 전했다.
보건의료원은 보건소보다 큰 규모의 지역 보건 의료기관으로 보건소 기능 외에 일반 병원급의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은 2023년 8월 대전협 위원장으로 선출돼 대정부 투쟁을 이끌어왔다. 그는 지난해 2월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수련을 중단하며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 저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와 전공의들로부터 박 전 위원장의 강경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지난 6월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놨다. 박 전 위원장은 올해 세브란스 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오늘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애증의 응급실, 동고동락했던 의국원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뭐 별수 없다”며 “이 또한 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