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쇄도”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AI집적단지’ 가보니

입력 2025-10-01 12:56
1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실증지원센터에서 이진호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책임연구원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DIL'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은창 기자

“이 시뮬레이터에선 빗길 고속도로나, 전방에 사고가 발생한 시나리오 등을 설정해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차량의 반응 등을 직접 실증해 볼 수 있습니다.”

1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 첨단3지구에 위치한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내 실증지원센터에 들어서자 아파트 3층 높이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 주행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AI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검증할 수 있는 고성능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DIL(Driver in the Loop)’이다.

DIL 구축부터 최근 서비스 개시까지 실무를 담당해온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이진호 책임연구원은 “현대차 등 대기업은 물론 여러 연구기관에서 벌써 실증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DIL은 차량 부품·완성차 성능 평가를 담당하는 시뮬레이터 ‘VIL(Vehicle in the Loop)’,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SIL(Software in the Loop)’과 한 세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시, AICA는 이들 장비 구축에 120억원 상당의 예산을 들였다.

국내 유일 공공 목적의 데이터센터인 국가AI데이터센터. 2023년 광주 AI 집적단지에 들어선 국가AI데이터센터는 지난 2년여간 2200여개 AI 개발 과제를 지원해 왔다. 이은창 기자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와 함께 광주 AI 집적단지를 대표하는 시설은 ‘국가AI데이터센터’다.

국내 유일 공공 목적의 데이터센터인 국가AI데이터센터는 2023년부터 지난 2년여간 2200여개의 AI 개발 과제를 지원해 왔다. 자체 데이테센터를 갖춘 대기업을 제외하고 AI 서비스를 연구개발하는 중소·중견기업 중 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광주시와 AICA는 최첨단 시설이 들어선 AI 집적단지를 필두로 광주를 ‘대한민국 AI 중심도시’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최근 AI 집적단지에서 관련 비전을 제시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한민국이 ‘AI 3강’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인프라·인재·기업이 집적된 광주를 AI 중심도시로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주 AI 집적단지에는 아직 남은 퍼즐이 있다. 올 연말 정부의 후보지 발표가 예상되는 국가 AI컴퓨팅센터다. 정부와 민간이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해 비수도권에 구축 예정인 국가 AI컴퓨팅센터는 AI 산업의 심장 역할을 할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광주시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AI 집적단지 한편에 이미 5만평 규모의 부지도 마련해 뒀다.

오상진 AICA 단장은 “광주 AI 집적단지에 국가 AI컴퓨팅센터가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딥시크 등 ‘육소룡’을 배출한 중국 항저우처럼 우리도 정부 주도로 광주를 AI 중심도시로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