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대규모 투자 계약 체결이 잇따르면서 AI용 반도체 칩 시장을 석권한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30일(현지시간) 4조5000억 달러(약 6300조원)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2.6% 상승한 186.58달러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종가를 반영한 시가총액은 4조5420억 달러로, 처음으로 4조50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계약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AI 칩을 제공하는 엔비디아 주가를 연일 끌어올렸다.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과 최대 142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코어위브는 공시를 통해 이 계약은 2031년 12월까지 유효하며, 추가 용량 확보 시 2032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는 이전 계약에서 우리의 인프라를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더 많은 것을 원해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코어위브는 주로 AI 모델 훈련 및 대규모 AI 업무 실행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임대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에 이번 계약의 하나로 메타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GB300 시스템에 대한 이용 권한을 제공할 것이라고 코어위브는 설명했다.
코어위브의 이번 계약은 오픈AI와 계약 확대를 발표한 지 5일 만이다.
코어위브는 지난 25일 오픈AI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최대 65억 달러 추가 확대했으며, 이에 총계약 규모는 최대 224억 달러로 늘어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메타와의 이번 계약을 통해 코어위브는 고객을 한층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코어위브의 가장 큰 고객이었다. 지난 2분기 기준 MS가 코어위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에 달했다.
인트레이터 CEO는 “기업공개(IPO) 당시 우리는 고객 집중도 때문에 저평가받았다”며 “이번 계약은 다각화를 향한 분명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컴퓨팅 파워, 인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메타는 AI와 모델 훈련 및 운영에 사용되는 데이터센터 등 올해 자본 지출이 최대 72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메타와 대규모 계약 체결 소식에 이날 코어위브 주가도 11.7% 급등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