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로 스타덤…이채민 “꿈만 같아, 본모습 변치 않을 것”

입력 2025-09-30 17:19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폭군 이헌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이채민. ‘선재 업고 튀어’의 변우석, ‘옥씨부인전’의 추영우에 이은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는 말에 그는 “감사하고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부담감도 크다.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아르, 로맨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tvN 인기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왕 이헌 역을 당차게 소화해낸 신예 이채민(25)이다. 주연으로 발돋움한 지 1년 만에 처음 도전한 사극에서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에 그는 “길 가다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생겨 신기하다”며 말갛게 웃었다.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30일 만난 이채민은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아직 여운이 남아있다”며 “보통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한 마음이 큰데 이번엔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아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타임슬립(시간여행)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 퓨전사극 ‘폭군의 셰프’는 지난 28일 최종회 시청률 17.1%(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로 막을 내렸다. tvN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왕 이헌 역을 맡은 이채민. tvN 제공

이채민은 “글로벌 1위라니 믿기지 않았다”며 “여러 배우와 스태프들이 피땀 흘려가며 찍은 보상을 받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작품의 인기 비결에 대해선 “가벼운 유머와 깊이 있는 서사가 모두 들어있고, 캐릭터 간의 ‘케미’와 장태유 감독님의 로맨틱한 연출이 두루 좋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합류한 건 운명 같았다. 당초 캐스팅됐던 다른 배우가 하차하면서 긴급 투입됐다. “부담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고 작품에 들어갔다”는 이채민은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준비 기간 승마를 배우고 서예 학원도 다니며 캐릭터 소화에 매달렸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해내야 한다는 강박과 책임감이 들어 잠을 줄여가며 계속 대본 연구를 했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완성한 연기는 빛을 발했다. 군주의 카리스마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순애보를 동시에 보여주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연산군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어머니를 여읜 내적 결핍과 권력의 무게에 짓눌린 어두운 얼굴부터, 현대에서 온 대령숙수 연지영(임윤아)이 만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만족스러워하는 경쾌한 표정까지 다채롭게 표현해냈다.

배우 이채민.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채민은 “제 연기가 확 늘었다는 평을 많이 봤다”면서 “감독님과 윤아 선배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앞서 임윤아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채민이 짧은 준비 기간에도 열심히 임했고 집중력이 뛰어나 호흡이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이채민은 “원래 선배님의 팬이었다. 초반에 자신 없던 내게 선배님이 ‘잘하고 있다’고 용기를 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배우는 어릴 적 막연한 꿈이었다. 무대공포증이 있어 ‘난 못 하겠지’ 단념하고 있다 19살 때 문득 ‘꿈꾸던 걸 한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집 앞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이왕 시작했으니 끝을 보자는 생각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진학하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이채민은 “여기까지 온 게 꿈만 같다”고 했다.

전작 ‘일타 스캔들’(tvN·2023)에서 만난 동갑내기 배우 류다인과 공개 연애 중인 그는 “시청자들이 역할에 몰입해 보실 수 있도록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원래 밝고 솔직하며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이채민은 “(갑작스러운 인기로) 많은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내면의 본모습은 변하고 싶지 않다. 나 자신을 더욱 다잡아야겠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