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올해부터 현재까지 1000명 넘게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인권이사회(HRC)는 이란 당국의 불투명성을 감안하면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RC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최소 1000명 이상이 사형 집행으로 사망했다. 이들의 사형 집행은 모두 문서화 됐다. HRC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인 특별보고관들은 이란의 사형집행 규모에 우려를 나타내며 “하루 평균 9건 이상의 교수형이 집행되고 있다. 이런 수치는 국제 인권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규모”라고 비판했다
사형 집행 건수 중 대부분은 마약 및 살인 범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안보 관련 범죄와 강간 혐의가 뒤를 이었다. 사형이 집행된 이들 중 최소 58명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이었으며 1명은 여성이었다.
전문가들은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의 광범위한 사용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올해 9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최소 499명이 마약 관련 범죄로 처형된 사실을 언급하며 2018~2020년 연간 24~30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증가한 수치라고 짚었다. 사형 집행이 공식 경로를 통해서 발표되는 비율은 크지 않으며 ‘혁명재판소’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제법은 사형 집행을 고의적 살인 등 중대한 범죄로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는 국제법이 인정하고 있는 사형 집행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이 즉각 모든 사형에 대한 모라토리엄(공식적 집행 중단)을 시행하고, 사형 선고와 집행 현황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또 피고인을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공정한 재판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관련 범죄에 대한 사형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