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밥값 겁난다” 돈가스 25%↑…간편식·로컬메뉴 맞불

입력 2025-10-01 05:02
연합뉴스 제공.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즐겨 찾는 음식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추석 연휴 귀성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표 메뉴인 돈가스 가격은 최근 4년 새 약 25% 뛰어 1만원을 넘어섰다. 우동·국밥·비빔밥 등도 줄줄이 인상되며 고물가 시대에 휴게소 밥값은 명절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맞서 편의점과 푸드서비스 업계는 간편식과 지역 특산 메뉴를 내세워 ‘휴게소 음식의 일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 평균 가격은 6342원으로, 2021년 같은 달보다 1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률(8.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품목별로는 돈가스가 8916원에서 1만1218원으로 25.1%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동(18.1%), 아메리카노(17.6%)에 이어 비빔밥·국밥·호두과자 등도 14~16%대 인상률을 나타냈다.

가격 뿐 아니라 위생 관리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적발된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는 총 20건에 달했다. 위반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이물질 혼입'으로 9건에 달했다. 정 의원은 “연휴에는 이용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식약처, 도로공사, 지자체 등 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점검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통업계는 휴게소 음식 수요를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CU는 한국도로공사·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와 협력해 ‘2025 휴게소 음식 FESTA’ 수상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현했다. 죽전휴게소 ‘한돈 뼈해장국(5900원)’, 서울 만남의광장 ‘동파육 덮밥(6400원)’ 등 지역별 특산 메뉴를 도시락 형태로 판매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BGF리테일 자회사 BGF휴먼넷은 충남 서산, 강원 원주·강릉, 충북 제천 등 6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에 나서며 포화 상태인 편의점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섰다. 편의점이 고속도로 휴게소 전체 운영권을 따낸 것은 처음이다. BGF리테일은 휴게소 운영을 통해 올해 8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25는 ‘초가성비 겨울 간식’ 라인업을 내세워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즉석 알감자버터구이, 한입 군고구마, 봉어묵 등 휴게소나 길거리 인기 간식을 시중 가격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제공한다. 특히 군고구마는 여성·다이어트 고객 수요가 높아 연중 판매 품목으로 확대하고, 간식 검색 전용 앱 기능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 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전국 26개 휴게소에서 ‘로컬 맛집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대부도 고추장비빔밥, 을왕리 해물칼국수, 곤지암 소머리곰탕, 임실 치즈 돈가스, 창녕 양파 제육덮밥 등 지역 특산 메뉴를 한정판으로 선보이며 여행길에서 다양한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반려동물 동반 테라스, 스마트 키오스크, 지역별 테마 공간 등을 확대해 휴게소를 단순 식사 공간이 아닌 체류형 복합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