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천식 완화 등 호흡기 건강에 도움 가능성”

입력 2025-09-30 11:13 수정 2025-09-30 11:46

홍삼이 수지상세포를 매개로 면역을 조절하는 기전이 동물과 세포실험을 통해 규명됐다. 천식 완화 등 호흡기 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체 대상 임상연구를 통해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수지상세포는 체내 면역 시스템의 ‘경비병’ 역할을 하는 세포다.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항원을 탐지하고 이를 면역세포(T세포)에 전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상철 교수팀은 홍삼이 수지상세포를 매개로 T세포 면역반응을 조절하며 호흡기 염증과 천식 증상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다음 달 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박 교수는 30일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수지상세포가 면역 균형을 유지하도록 조절돼 병원체가 효과적으로 제거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과잉 염증을 유발하고 알레르기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수지상세포의 기능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호흡기 면역 연구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수지상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면역반응 조절 물질)과 표면의 보조 자극 분자 발현 변화를 주요 지표로 삼아 홍삼의 면역조절 기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쥐의 골수 유래 수지상세포에 홍삼 추출물을 처리해 염증 반응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TNF-α, IL-1β, IL-6 등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분비는 최대 37% 가까이 억제된 반면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은 증가했다.
이어 홍삼을 처리한 수지상세포와 T세포를 공동 배양해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염증을 촉진하는 IL-17A는 분비가 약 29% 이상 감소하고 면역 균형에 중요한 IFN-γ는 약 22% 늘어났다. 특히 홍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이 이러한 효과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며 홍삼이 수지상세포의 신호전달 경로를 직접 조절해 T세포 반응을 제어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동물실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천식 마우스 모델에 홍삼의 사포닌과 비사포닌을 10일간 경구 투여한 결과, 대조군 대비 기도 내 염증세포 침윤이 감소했다. 폐 조직 검사에서도 점액 과분비와 염증이 억제됐는데, 이는 천식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