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밖에서 만든 모든 영화에 100% 관세”

입력 2025-09-29 23: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밖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의 영화 제작 사업은 아기한테서 사탕을 훔치는 것처럼 다른 나라들에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나약하고 무능한 주지사를 둔 캘리포니아주가 특히 세게 타격을 입었다. 이 오래되고 끝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밖에서 만든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언급한 것은 영화 산업이 겪는 어려움을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개빈 뉴섬 주지사 책임으로 일정 부분 돌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미국 밖에서 만든 영화’의 기준 및 관세 부과 일정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 5월 미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과 캐나다 등 외국 정부가 미국 영화 제작사들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자국으로 유인하는 현상이 미국 영화산업에 타격이 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영화가 일반 상품처럼 항구 등을 통해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관세가 어떤 방식으로 부과될지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의 영화 관세 예고 당시 할리우드 업계에서는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바 있다.

미 영화 산업 전문가들은 관세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비용 상승에 따른 제작 편수 감소, 영화 티켓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 영화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할리우드 영화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이날 외국산 가구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는 “가구 산업을 중국과 다른 나라에 완전히 빼앗긴 노스캐롤라이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 내에서 가구를 생산하지 않는 어떤 나라에든 상당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목재 자원을 기반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 가구 생산지였으나 중국 가구 등 수입 증가로 제조업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모든 주방 수납장, 욕실 세면대 및 관련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겉면에 천이 씌워진 가구(Upholstered furniture)에 3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