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 권창환, 0:2→5:2 백척간두 위기 극복… 16강 진출

입력 2025-09-29 20:46 수정 2025-09-29 20:58

‘체이스’ 권창환(젠시티)이 벼랑 끝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권창환은 29일 서울 송파구 소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서머 32강 B조 최종전에서 ‘박스’ 강성훈(kt 롤스터)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 1 승리를 거뒀다.

첫 세트를 2대 1로 이긴 권창환은 다음 세트에서 2대 4로 패했다.

마지막 세트, 진출과 탈락의 갈림길에 서자 두 선수는 수비적으로 플레이했다. 후반 15분까지 골이 안 나왔는데 권창환이 수비 과정에서 골키퍼가 쥔 공을 상대 공격수에게 넘겨주는 실수를 범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곧장 강성훈이 추가 골까지 넣으며 승세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권창환은 강했다. 경기 종료까지 20분여 남긴 상황에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필드골을 연달아 몰아쳤다.

분위기를 탄 권창환은 연장전에서 3골을 추가하며 5대 2 완승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권창환은 “오늘 경기 전까지 그래도 16강 올라갈 자신이 있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생각보다 어렵다고 느꼈다. 다행이다”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1세트 때는 평상시 하던 대로 상대를 보면서 경기를 잘 풀었다고 생각한다. 2세트 전 점유율을 보니 심하게 높더라. 그걸 신경 쓰면서 공격적으로 하려다 보니 실수가 나오고 실점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세트, 황당한 골키퍼 실수에 대해 “상대 선수가 옆에 있는 게 보이긴 했는데 긴장한 탓에 뺏길 거란 생각을 못 했다”면서 “완벽한 제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0대 2 상황까지 가면서 승기가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내가 준비했던 공격 플레이를 시원하게 하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했다. 박스 안쪽으로 적극적으로 공을 넘겼고, 잘 풀렸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선제골을 먹히고 역전해 이기는 승률이 높다. 어떻게 보면 제게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데이터”라면서 웃었다.

그는 “연습할 때 여러 플레이를 해보는 편인데 오늘 3세트처럼 박스 안에 과감하게 공을 투입하는 플레이를 하면 어떤 선수에게든 안 질 자신이 있다”면서 “대회 땐 물론 쉽게 되지 않는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창환은 “가장 중요한 건 대회 성적”이라면서 “이기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의 승리가 제겐 큰 의미가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떨리기도 했지만 과감한 플레이로 극복해냈다. 16강에선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FSL은 넥슨에서 주최하는 프랜차이즈 리그다. 총 상금 10억원 규모의 이번 시즌은 젠시티(젠지+맨시티), T1, DN 프릭스, 디플러스 기아, kt 롤스터, DRX, 농심 레드포스, BNK 피어엑스 8개 게임단에서 4명의 선수가 출전해 32강 개인전 경쟁 중이다.

32강 조별 예선은 8개 조의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하고 16강부터는 싱글 토너먼트다. 결승전은 오는 11월 15일 상암동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