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총회장? 난 미래를 남기겠다”

입력 2025-09-30 00:01
최인수 기침 신임 총회장이 29일 경기도 안성 공도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취임 소감과 계획을 밝혔다. 신석현 포토그래퍼인수 기침 신임 총회장이 29일 경기도 안성 공도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취임 소감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안성=신석현 포토그래퍼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신임 총회장에 최인수 공도중앙교회 목사가 선출됐다. 지난 23일 전북 전주 새소망교회에서 열린 제115차 정기총회에서 2차 투표 끝에 당선된 그는 “교회를 돕고 임기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변화를 남기는 총회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총회장은 29일 경기도 안성 공도중앙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300명 가까운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것은 교단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며 “그 기대에 부응하는 총회를 만드는 것이 사명”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세대, 목회 복지, 침신대 안정화, 지방회 중심 구조 전환이라는 네 가지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부족한 부분을 바꾸고 새로운 교단 이미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목회자 연금과 복지 제도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목회자 은퇴 후 삶을 위한 연금 제도가 중요하지만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며 “금융 전문가와 협력해 국민연금과 연계하고 교단 가용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2026년까지 목회자의 절반 이상이 연금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대(침신대) 정상화도 핵심 과제다. 그는 “목회자와 선교사를 길러내는 학교는 교단의 심장과 같다”며 “총회와 이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체제를 만들고 총회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수시 모집 충원, 장학금 모금, 새로운 이사 영입 등을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총무 보고에서 드러난 교세 감소, 고령화, 여성 리더십 부족 문제에 대해선 “코로나 이후 미자립교회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총회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 ‘100만 전도운동’과 ‘라이즈 뱁티스트 기도운동’을 세분화하고 세대별 전략으로 전환해 교회의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총회에서 교단 창립 135년 만에 신앙고백서가 채택된 것에 대해서는 “기준이 흐트러지는 시대에 성경 중심의 신앙고백을 세운 것은 큰 의미”라며 “앞으로 교단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앙고백서는 성경의 권위, 삼위일체, 구원, 양심의 자유 등 핵심 교리를 명확히 하고 “세부적 차이는 존중하되 핵심 진리에서는 하나 됨을 고백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목사 후보 자격 규정 개정으로 성윤리 기준이 강화되고 여성 후보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도 이번 정기총회에서 나온 의미 있는 변화다. 목사 후보 요건에 ‘남녀가 결혼해 가정을 이룬 자’라는 문구를 넣어 동성 결혼 가능성을 차단했고 여전도사에게만 적용되던 3년 이상 사역 경력 규정도 완화됐다. 그는 “여성 목회자 중에도 탁월한 이들이 많고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여성 리더십이 더 발전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최인수 기침 신임 총회장이 29일 경기도 안성 공도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취임 소감과 계획을 밝혔다. 신석현 포토그래퍼인수 기침 신임 총회장이 29일 경기도 안성 공도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취임 소감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안성=신석현 포토그래퍼

최 총회장은 다음세대 사역을 “교단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이라고 했다. “청년연구소를 세워 청소년과 청년이 참여할 50개 캠프를 운영하겠다”며 “목회자·선교사 자녀 1000명에게 해외 영어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신학교 진학 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종잣돈 1억원을 출연하고 위기 목회자를 위한 긴급 지원 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다.

반드시 바꾸고 싶은 교단 문화로는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선거’를 꼽았다.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교단 신뢰 회복이 시작된다”며 “양보와 신뢰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성=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