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구제 변경기술 적용 신약, 길리어드에 수출”

입력 2025-09-29 18:31

한미약품이 길리어드사이언스, 헬스호프파마(HHP)와 함께 주사제를 먹는 경구제로 바꾸는 기술을 적용한 후보물질을 483억원 규모로 이전했다고 29일 밝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플랫폼 기술인 오라스커버리(ORASCOVERY)의 일부로 개발된 경구 흡수 강화제 ‘엔서퀴다’(Encequidar)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길리어드에 엔서퀴다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독점 권리를 부여한다.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를 경구제형으로 전환하는 약물 전달 기술이다. 엔서퀴다는 오라스커버리를 통해 한미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로 한미에서 최초 개발됐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과 HHP는 길리어드에 항바이러스 분야에서 엔서퀴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양사는 엔서퀴다 원료(API)와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방침이다.

한미약품과 HHP는 계약 체결에 따른 선급금과 개발·허가·판매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취할 예정이다. 향후 제품 매출에 대한 로열티(경상 기술료) 역시 별도로 수취하게 된다.

HHP 설립자인 데니스 람 박사는 “길리어드, 한미약품과 함께 이번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계약은 엔서퀴다가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P-gp 억제제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주사제의 경구제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혁신 성과를 더욱 가속화하는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을 해당 기술과 함께 미국 아테넥스(Athenex)에 기술 수출했지만 이후 아테넥스의 파산으로 인해 해당 권리는 HHP 등으로 이전됐다. HHP는 지난 6월부터 미국·홍콩·뉴질랜드에서 오락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과 아시아,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