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48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활용제품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16억원을 들여 농촌 및 에너지 취약지구에 이동형 농기계와 고정식 에너지 저장장치 1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마을별 수요를 조사하고, 현장 평가를 거쳐 8개 마을을 최종 선정했다.
보급은 30일 저지리 농장 시연회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저지리 농가는 하우스감귤 재배에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고소작업 농기구와 자율형 이송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은 제주테크노파크가 사용후 배터리를 유상 공급하고, 컨소시엄이 이를 활용한 제품을 제작해 농촌에 보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기차 폐차 등으로 회수된 사용후 배터리는 배터리 잔존수명(SOH) 60% 이상인 배터리에 한 해 안전성 검사를 거쳐 재사용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한 해 250여개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가 발생하고, 이 중 절반 가량이 재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제주도 내 등록 차량 중 전기차는 7월 기준 4만1859대로,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2031년부터 EU에서 배터리법이 시행되면 재생원료 사용이 의무화돼 재사용 제품 시장 창출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제주도는 선제적으로 산업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