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섬 주민들의 숙원인 ‘흑산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8만3000㎡ 부지에 1200m 연장의 활주로(폭 30m)를 갖춘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흑산공항 건설 사업은 현재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이 “흑산공항의 여객수요가 최대 80% 과장됐다”며, 과다 산정된 수요를 재산정 할 것을 통보하면서 사업 추진이 중대 기로에 섰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도서지역의 열악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섬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 차원에서 흑산공항 건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김포공항에서 흑산도까지 당초 육로와 뱃길을 통해 8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 서부권을 연결하는 항공교통망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잦은 풍랑주의보 등으로 인한 선박 결항으로 육지와 단절되는 경험이 많았던 흑산도 주민들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신안군 흑산도 한 주민은 “악천후에 배편이 끊기면 일상이 멈춰 서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고통을 알 수 없다”며 “늦었지만 흑산공항 건립이 정상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최근 흑산공항 건설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전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흑산공항 건설은 2011년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되며 첫발을 내디뎠다”며 “2013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B/C(비용편익비) 4.38이라는 높은 수치로 경제성이 입증됐다. 2015년 기본계획 고시와 2017년 기본설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사이 항공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소형항공운송사업 기준이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상향되면서 이에 맞는 공항 설계가 불가피해졌다”며 “활주로 안전구역·착륙대 확장, 공법 변경으로 총사업비는 1833억원에서 6411억원으로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흑산 주민들은 수도권까지 이동에 6시간이 걸리고 하루 네 차례 운항하는 여객선에 의지해 매년 115일 이상 결항되는 고립을 감내하고 있다”면서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골든타임 확보가 어렵다”며 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끝으로 감사원이 제기한 흑산공항 여객 수요예측 과다 산정 문제에 대해선 “이는 과거 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기본설계 단계 수치를 점검한 것이며 현재 진행 중인 타당성 재조사에서 보완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무안=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