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팀, 라이더컵 2연패 쾌거…13년만의 원정 우승

입력 2025-09-29 10:55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간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유럽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세계랭킹 1,2위간의 맞대결에서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꺾고 자존심을 지켰으나 우승은 유럽팀이 차지했다.

셰플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파70)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간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매치 경기에서 매킬로이를 상대로 1홀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셰플러는 이번 대회 5번째 경기만에 승점 1점을 처음으로 획득했다. 포볼과 포섬으로 치러진 앞선 4경기에선 모두 패했다.

하지만 우승은 유럽팀이 차지했다. 13년만의 원정 우승이다. 유럽팀은 전날까지 이틀간 포볼과 포섬 경기에서 11.5대4.5점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예약한 상태였다.

대회 마지막날 12개 싱글매치에서 승점 2.5점만 획득하면 우승을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싱글매치에서 강한 미국팀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유럽팀은 천신만고 끝에 1승5무6패로 승점 3.5점을 보태 우승컵을 가져갔다. 최종 스코어는 유럽팀 15점, 미국팀 13점이다.

1927년 미국과 영국 골프 대항전으로 창설된 라이더컵은 1979년부터 미국의 상대가 유럽 전체 연합팀으로 확대되면서 ‘현대 라이더컵’이 됐다. 이번이 45회째이지만 현대 라이더컵 이후 열린 23차례 대회에서는 유럽이 13승, 미국이 9승으로 유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2010년 이후 열린 8차례 대회에서 6차례나 우승했다.

싱글매치 시작 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목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와 대결이 무승부로 처리돼 유럽이 우승에 필요한 승점은 2점으로 줄었다. 기권으로 경기가 무산되면 무승부로 처리하는 대회 요강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캐머런 영, 저스틴 토머스가 저스틴 로즈, 토미 플리트우드(이상 영국)를 차례로 1홀 차로 이겨 대반격에 들어갔다. 맷 피츠패트릭(영국)이 브라이슨 디섐보와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 우승에 필요한 승점은 1.5 점으로 줄었으나 미국의 압박은 이어졌다.

셰플러가 매킬로이를 상대로 1홀 차 승리를 거두자 미국팀의 사기는 대역전 드라마를 예상한 듯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유럽팀에는 신성 루드빅 오베리(스웨덴)가 있었다. 오베리는 ‘황금세대’의 주역 패트릭 캔틀레이를 맞아 2홀 차 완승을 거둬 승점 1점을 보태 유럽팀 우승까지는 승점 0.5점만을 남긴 상태였다.

잰더 쇼플리가 욘 람(스페인)을 4홀 차로 대파하고 J.J 스펀이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를 2홀 차로 이겼을 때만 해도 유럽팀에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매킬로이의 절친인 셰인 라우리(아일랜드)가 구세주로 등장했다. 라우리는 러셀 헨리를 맞아 17번 홀까지 1홀 차이로 뒤졌으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무승부를 만들었다.

극적 무승부로 마지막 남은 승점 0.5 점을 추가해 우승이 확정되자 라우리는 펄쩍펄쩍 뛰었다. 그리고 먼저 경기를 끝내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유럽팀 선수들은 일제히 그린으로 뛰어 나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이 확정된 상태에서 미국은 벤 그리핀이 라스무스 호이고르(덴마크)를 1홀 차로 꺾었다. 이어진 2경기에서 콜린 모리카와와 티럴 해턴(잉글랜드), 샘 번스와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는 비겼다.

유럽팀은 2027년에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46번째 라이더컵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