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의 ‘코리안 탱크 최경주’ 읽고 골프 연마한 전가람, 롤모델 최경주 주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짜릿한 1타차 우승

입력 2025-09-28 18:43 수정 2025-09-28 22:25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전가람. KPGA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째를 거둔 전가람이 만세를 부르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KPGA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막을 내린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을 차지한 전가람이 호스트이자 롤모델인 최경주(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KPGA

“최프로님이 쓴 ‘코리안 탱크 최경주’를 5번이나 읽고 골프에 정진했습니다.”

전가람(30·LS)이 자신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호스트’ 최경주(55·SK텔레콤)를 보자 가장 먼저 건넨 말이다. 그러자 최경주는 “2탄이 나오면 선물로 주겠다”고 화답하며 후배의 우승을 축하했다.

2007년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최경주의 모습과 영락없는 데자뷰다. 당시 대회 때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호스트’ 잭 니클라우스(미국)를 보자 최경주는 “당신이 쓴 책을 보고 골프를 배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전가람이 최경주처럼 자신의 롤모델인 최경주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전가람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만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잡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전가람은 김백준(24·팀속초아이)과 캐나다 동포 이태훈(35)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작년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 이어 통산 4승째다.

작년 12월에 결혼혼한 전가람은 아내에게 결혼 이후 첫 우승 상금(2억5000만 원)과 트로피를 선물로 안기게 됐다.

이날 대회는 9시30분에 정상적으로 출발했으나 대회장에 갑자기 내린 폭우로 2시간 가량 중단됐다가 속개됐다.

전반 9홀에서 보기와 버디를 1개씩 주고 받으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11번(파4) 버디에 이어 14번 홀(파3)에서 1타를 더 줄이면서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5번 홀(파4)에서 그린 미스로 1타를 잃어 공동 선두로 내려 앉았다.

17번 홀(파4)을 마쳤을 때만 해도 연장전이 예상됐다. 앞서 경기를 펼친 이태훈, 김백준이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승부사 전가람은 마지막 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홀까지 268야드를 남기고 날린 두 번째샷을 그린 옆 프린지로 보냈다. 핀까지 10m를 남기고 퍼터로 친 세 번째샷이 홀을 3.5m 가량 지나치면서 연장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전가람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버디 퍼트를 기어이 홀 속에 집어 넣어 연장전을 기대하던 김백준과 이태훈의 발걸음을 돌려 놓았다.

전가람은 “동타인 걸 알고 너무 떨렸다. 작년 선수권 대회 때는 다소 스코어차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라며 “오래만의 우승이지만 자만하지 않고 당장 다음주 대회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고등학교 때 최프로님이 쓴 책을 읽고 난 뒤 존경하게 됐다. 오늘 경기를 마친 뒤 그 말씀을 처음 해드렸더니 축하해 주셨다”라며 “최고의 대회를 주최 해주신 현대해상과 최고의 코스 컨디션을 만들어준 골프장 측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가람은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다. 이 대회 전까지 12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는 4차례 뿐이었다. 그 중 톱10 입상은 코오롱 한국오픈 4위가 유일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아이언 비거리가 들쑥날쑥한 것도 부진 원인이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7번 아이언 거리가 200m를 찍을 정도로 아이언 거리감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도 지난주 대회부터 예전 아이언 거리감을 찾으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우승으로 이어졌다.

작년 신인왕 송민혁(21·CJ), KPGA투어서 통산 2승을 거둔 뒤 은퇴한 이기상(39)이 나흘간 백을 맨 김우현(34·바이네르)이 공동 4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