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1시즌 만에 LCK 왕좌를 탈환했다.
젠지는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최종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 1로 꺾었다. 2대 0으로 앞서다가 한 세트 추격을 허용했지만, 4세트에서 3번째 승점을 따내면서 우승에 성공했다.
전신 삼성 갤럭시 시절을 포함해 통산 6회, 젠지가 2017년 말 삼성을 인수, 재창단한 뒤로는 5번째 우승이다. 2022년 서머 시즌부터 2024년 스프링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바 있는 젠지는 이어지는 서머 시즌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한화생명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날 승리로 작년 여름의 아픔을 복수하고, 한 시즌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길었던 시즌 동안 단 두 번만 진 채로 우승했다. 젠지는 앞선 정규 시즌을 29승1패, 1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로 직행했던 이들은 복병 KT 롤스터에 2대 3으로 역전패해 패자조로 떨어졌지만, 이후 T1과 KT를 연달아 잡아내면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첫 세트부터 ‘룰러’ 박재혁과 ‘기인’ 김기인이 각각 이즈리얼과 사이온으로 딜러와 탱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승부처는 20분경 3번째 드래곤 교전. 4킬을 따낸 젠지가 아타칸 사냥까지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성장 격차를 벌렸다.
한화생명은 진영 한복판으로 파고드는 김기인의 날카로운 플레이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9분경 젠지가 탑 2차 포탑 앞에서 김기인을 선봉으로 앞세워 과감하게 교전을 전개했다. 곧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는 약 40분 가까이 펼쳐진 장기전. 결국 끝내 웃은 건 젠지였다. 젠지가 아타칸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우자 한화생명이 미드 한타에서 4킬로 반격했다. 젠지가 내셔 남작을 사냥해 다시 우위에 선 듯했지만, 이어지는 드래곤 교전에서 한화생명이 또 한 번 4킬로 추격했다.
4킬을 내준 상황에서 김기인(그웬)이 침착하게 미드 웨이브를 끊어내 역전패를 막았다. 승패가 가려진 건 39분경 드래곤 교전이었다. 버프를 빼앗긴 젠지는 곧바로 한타 모드로 전환했다. 간발의 차이로 ‘바이퍼’ 박도현(유나라)을 잡아낸 이들은 에이스 신호와 함께 승리를 확정했다.
한화생명이 3세트에서 한 차례 반격에 성공했다. ‘제카’ 김건우(사일러스), ‘제우스’ 최우제(암베사)의 활약으로 불리한 초반 전황을 뒤집은 게 승리의 발판이 됐다. 박도현(스몰더)이 초반부터 킬을 쌓으면서 챔피언의 파워 그래프가 급격히 우상향했다.
한 번 우위를 점한 한화생명의 운영은 빈틈이 없었다. 19분경 드래곤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우면서 젠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탱커 위주의 조합을 구성했던 젠지는 DPS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한화생명은 꼼꼼한 시야 장악 이후 내셔 남작을 사냥했고, 버프와 함께 젠지 넥서스로 진격해 게임을 끝냈다.
젠지는 4세트에서 3000골드 차이를 뒤집는 역전승을 거뒀다. ‘딜라이트’ 유환중(파이크)의 기민한 플레이에 고전해 위기에 내몰렸지만 31분경 내셔 남작 둥지로 상대를 불러낸 판단이 신의 한 수가 됐다. 2킬을 따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생명도 호락호락하게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탑에서 김기인(요릭)을 잡아낸 뒤 내셔 남작사냥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박재혁(자야)이 버프를 빼앗으면서 다시금 골드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다시 기세를 탄 젠지는 미드 교전에서 한 끗 차이로 킬을 만들어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인천=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