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해야” “극우 전형” 전산 마비에 ‘中 무비자 입국’ 논란

입력 2025-09-28 17:15 수정 2025-09-28 17:25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국가 전산이 마비된 가운데, 29일 시작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두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나 의원이 전산 복구 때까지 제도 도입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자 고 의원은 “외국인 혐오”라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국정자원 전산실 화재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은 물론, 공무원조차 내부망 접속과 모바일 공무원증 사용이 불가능해졌다”며 “국민의 신원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산 복구, 개인정보 보호·신원 확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무비자 입국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화재로 인한 각종 우려는 인종, 종교,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며 “나 의원은 특정 국민을 불안 요소로 지목했다. 이는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를 기반으로 한 극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혐오 발언이 일상처럼 번지고 있고 국민의힘은 그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 불안을 키우는 이는 나 의원과 같은 극우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설전은 28일까지 이어졌다. 고 의원의 반발에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 시스템이 멈춘 상황에서, 정부 스스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이때, 대규모 무비자 입국 방침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 어떻게 극우인가”라고 재반발했다. 그러면서 “과거 이미 중국인 무비자 정책을 실행한 제주도민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 73.3%가 무비자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는데 고 의원은 제주도민 73%도 극우라고 생각하나. 제주도민들과 국민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이들은 비자 없이 15일간 한국 체류가 허용된다. 제주도는 기존과 동일하게 개별·단체 모두 30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내년 6월까지 약 10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