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비행기 탈 때 가족 서류 미리 챙겨오세요”

입력 2025-09-28 13:09 수정 2025-09-28 14:36
28일 제주국제공항의 무인민원발급기에 '이용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문정임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로 중앙부처의 주요 행정시스템이 중단되면서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8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통합 행정서비스 포털 ‘정부24’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공항 내 무인민원발급기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성년 자녀를 동반한 탑승객들이 자녀의 신원 확인과 보호자 동반 여부를 증명하는 가족관계 서류를 현장에서 발급받지 못해 항공편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김포행 항공편을 예약했던 구모씨는 평소처럼 공항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려 했다가 무인발급기 중단 알림을 보고 당황했다.

구씨는 “다행히 집이 공항 근처(연동)라 금방 다녀오긴 했지만, 일찍 공항에 도착하지 않았거나 집이 멀었다면 비행기를 놓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직후 중단됐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핵심 시스템 우선 복구 방침에 따라 전날 새벽 조폐공사 데이터센터로 전환을 완료해 정상적으로 이용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제주공항의 일부 주차 할인 서비스는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26일 오후 8시20분 이후 제주공항 주차장에 입차한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차량은 자동 할인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출자시 정산기의 ‘호출’ 버튼을 눌러 통합주차지원센터의 안내 절차를 따르거나, 이미 출차한 경우 공항 누리집을 통해 개별 환불을 신청해야 한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28일 “이번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정부24 전산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일부 승객이 탑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재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복구돼 관련 공지사항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28일 제주국제공항 누리집에 전산 서비스 장애를 안내하는 공지가 띄워져 있다. 누리집 화면 캡처.

제주도는 이번 화재로 인한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제주도와 2개 시에서 운영 중인 총 273개 정보시스템을 대상으로 중앙시스템과의 연계 여부 및 영향 범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연이나 중단이 예상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수기 처리 및 대체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예상치 못한 국가 전산망 장애 상황에서 도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대응 방안을 즉각 마련해 29일부터 행정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24 중단으로 인해 학생 생활기록부 증명서 발급 등 교육 관련 행정서비스도 전면 중단됐다.

도교육청은 27일 오전 9시50분쯤 교육청 및 산하 기관의 모든 교직원과 각급 학교 교장, 교감, 행정실장, 교무부장 등에게 행정정보시스템 사용 제한 상황을 긴급 전파했다.

또 누리집에 관련 팝업창을 띄워 정부24 복구 전까지 필요한 서류는 교육기관을 직접 방문해 발급받을 것을 안내하고 있다. 현재 업무포털 등 일부 내부 업무 서비스는 정상 로그인이 가능한 상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