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경주박물관 행사장, 미중 정상회담장으로 활용해야”

입력 2025-09-28 12:12 수정 2025-09-28 12:13
이철우 경북지사는 “국립 경주박물관 행사장을 미중 정상회담장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시민들의 상실감을 해소하고 천년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이철우 경북지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국립 경주박물관 행사장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 건의는 지난 26일 APEC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전달됐다.

이 지사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에게도 같은 의견을 전달하며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구했다.

경북도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통화로 양자 회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립경주박물관이 회담의 최적지라 판단하고 있다.

이 지사는 “박물관은 신라의 유물뿐 아니라 당·서역의 교류 유물까지 전시돼 있어 역사적 상징성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정상회의를 앞두고 사상 최초로 신라 금관이 한자리에 전시될 예정이어서 양국 정상의 만남에 맞춰 전 세계 미디어에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사장은 석조계단, 처마, 서까래 등 전통 한옥 요소를 반영해 전 세계에 우리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애초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조성될 만큼 경호·의전·접견 등 국제행사 개최 요건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이번 회담 유치는 만찬장 변경으로 아쉬움을 느낀 경주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국립경주박물관이 현대사 속 새로운 전통을 남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상회의장과 만찬장 포토존 시안에 첨성대, 성덕대왕 신종, 불국사 등 경주의 상징을 반영해 대표단과 글로벌 CEO들이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 지사는 “정상회의 만찬장은 단순 저녁 식사 자리를 넘어서 개최국의 첨단기술과 문화, 의전이 집약된 상징적인 장소다. 경북도는 가장 경주스러운 것을 보여주고자 지난해부터 전 행정력을 동원해 조성했으나 갑작스러운 만찬장 변경으로 경주시민들의 아쉬움이 큰 상황”이라며 “국립 경주박물관 행사장을 미중 정상회담장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시민들의 상실감을 해소하고 천년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