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3번 출구 앞. 5만 명의 인파가 400m에 달하는 대열을 만들었다.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자외선 지수 7로 ‘높음’을 기록하는 날씨였다. 아스팔트 바닥에 앉은 사람들은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변경 반대한다’ ‘성평등가족부 반대한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하고 있었다. 이날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대회장 오정호 목사)’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바꾸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대해 집회를 열었다.
성명서를 낭독한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는 “인간의 선택에 따라 수많은 성별을 인정하는 성평등 개념은 헌법 위반”이라며 “통합국민대회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차별금지법 취지의 각종 법률안과 정책이 지닌 위헌성과 해악을 직시하고 중단하고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성명서에는 성평등가족부 개편과 함께 성전환수술 없는 성별 변경, 포괄적 차별금지법, 낙태 전면 허용, 종교·표현의 자유 침해를 반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무제한의 낙태가 가능해진다”는 모자보건법안 개정안 발의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약물 낙태와 낙태권 보장을 포함된 국정과제가 논의된 점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사법부도 이에 동조하듯 일부 법원에서는 성전환 수술 없이 성별을 정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강행하려는 이러한 법제화 시도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취지가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거룩한방파제 특별위원장 박한수 제자광성교회 목사는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자(애 3:39~40)’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죄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의 선택으로 살아가는 삶”이라며 “그러한 삶은 하나님이 만든 창조질서를 어기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별을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등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선택은 질병과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며 “성평등가족부로의 개편은 이러한 문제를 가속한다. 국가를 살리는 길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7월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대표 유만석 목사)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성평등과 양성평등의 차이를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46.7%로 나타났다. 주최 측은 성평등이 남성과 여성 이외 제3의 성을 포함한 젠더(gender)평등이라고 설명했다. 개념을 설명한 뒤 성평등가족부로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도 찬성은 약 30%에 그쳤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