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대국민 행정 서비스 차질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관공서나 역사 등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가 먹통 상태다. 이에 국민 불편이 급증하고 있다.
27일 서초구청 본관 앞 옥외부스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에는 ‘전산망 복구로 발급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오전에 이곳을 찾은 민원인들은 서류 한 장 떼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시민은 휴대전화로 발급기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현재 무인민원발급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구청 상황실에도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일이 돼 봐야 알겠지만, 전산망 복구가 평일까지 된다는 보장이 없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찾은 서초구청의 무인민원발급기로 발급 가능한 서류는 주민등록 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토지·건축물대장, 부동산등기부등본, 국세·지방세 각종 증명, 건강보험·연금 확인서, 고용·산재보험 증명, 운전경력·교통사고사실 확인원, 여권 관련 증명 등 122종이다.
지자체별로 무인민원발급기에서 발급 가능한 서류는 조례에 따른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8시20분쯤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여파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 중단됐다.
이 화재로 영향을 받은 서비스는 모바일 신분증, 국민신문고 등 1등급 12개 2등급 58개 시스템으로 파악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