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의 백미인 해상사열과 훈련 시범이 26일 부산 인근 해상에서 진행됐다. 해군의 최신 전력인 8200t급 정조대왕함(DDG)을 필두로 3000t급 잠수함(SS-Ⅲ) 등 함정 31척이 총출동해 해상 전력을 자랑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좌승함인 상륙함 일출봉함(LST-Ⅱ)에 승함해 “우리 해군은 수상함과 잠수함, 항공기 등 입체기동전력을 고루 갖춘 세계적 강군”이라며 “대양 해군이 웅대한 항로를 힘차게 항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군의 최신 이지스구축함이자 해양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정조대왕함이 해상사열 지휘함 역할을 수행했다. 정조대왕함을 선두에 배치한 무대 연출은 한국 대양 해군으로 도양하고 있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행사의 전주곡 격인 항공기 사열은 8개 편대 비행으로 구성됐다. 해군 해상초계기 P-8A 1대와 공군 전투기 F-15K 2대 진입하며 항공기 사열의 시작을 알렸다. P-8A는 해군창설 80주년을 기념해 섬광탄 80발을 발사했다. 이어 올해 도입된 해군 최신형 해상작전 헬기인 MH-60R 2대와 해상기동헬기 UH-60 2대 등이 차례로 비행했다.
수상함 사열은 해양 3축체계의 핵심인 기동함대 전력을 시작으로 해군 발전기, 해역함대, 기뢰전, 구조전, 유관기관 전력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2월 창설된 기동함대 전력을 대표해 이지스구축함인 7600t급 세종대왕함(DDG)과 4400t급 구축함 왕건함(DDH-Ⅱ)이 차례로 기동했다.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FFG)도 뒤를 따랐다. 이어 해군 발전기 전력을 대표해 최초의 국산 호위함인 울산급 호위함 부산함(FF)과 초계함 광명함(PCC), 고속정(PKM) 편대가 출발했다.
또 해역함대 전력을 대표해 구축함 양만춘함(DDH-Ⅰ)과 호위함 인천함(FFG), 유도탄고속함 조천형함(PKG)이 차례로 움직였다. 기뢰전 전력인 기뢰부설함 남포함(MLS-Ⅱ)과 소해함 고성함(MSH),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잠수함구조함 강화도함(ASR-Ⅱ)도 등장했다.
후속 무대로는 잠수함 사열이 이어졌다. 박위함(SS-I)과 이범석함(SS-Ⅱ), 대한민국 독자기술로 건조된 3000t급 잠수함(SS-Ⅲ) 3번함인 신채호함 순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대잠작전 시범에서는 해상초계기 P-8A가 음파탐지 소노부이를 투하하고, 해상작전헬기 MH-60R이 디핑소나를 강하해 수중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훈련을 선보였다. 해상화력 훈련 시범에서는 유·무인전력을 활용해 적 선박에 대응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마지막으로 지휘함인 정조대왕함이 안 장관을 비롯해 국민 2400여 명이 타고 있는 좌승함과 시승함을 향해 대함 경례를 하며 훈련 시범이 종료됐다. 해군 관함식은 1945년 11월 11일 해군 창설 후 5차례 열렸고 이번이 6번째다. 해군은 이번 관함식도 국제 행사로 기획했으나 12·3 비상계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국내 관함식으로 축소 진행했다.
부산=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