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2% 넘게 떨어지며 10거래일 만에 3400선을 내줬다.
미국 경제 ‘깜짝 성장’과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10원 이상 급등해 1410원대까지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종가 기준 지수가 3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2일(3395.54)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0.72포인트(0.89%) 내린 3440.39로 출발, 낙폭을 키웠다. 지수는 한때 3365.73까지 내리기도 했다.
그간 순매수를 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팔자’로 전환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선 6606억원을 팔아치우는 한편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440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 역시 4889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반면 개인은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발 훈풍으로 상승했던 전기·전자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25%, 5.61%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 관련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네이버는 전날보다 0.98% 오른 25만6500원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8원 오른 1412.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도 소폭 상승했다.
미국 경제 지표 호조로 달러가 강세인 상황에서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까지 고조된 게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언급한 것도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투자’는 한국 경제 규모와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전액 현금 투자가 이뤄진다면 대규모 달러 유출로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