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류승동 목사) 소속 목회자들의 모임인 성결섬김마당(조영진 대표회장)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시타딘커넥트하리호텔에서 ‘2026 신년 목회계획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주제는 ‘2026년 목회 트렌드 분석 및 세대별 목회 전략’으로 한국교회가 직면한 급변하는 시대적 도전 속에서 미래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세미나는 교회의 본질 회복과 미래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사회 변화와 젊은 세대의 신앙 이탈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성령의 역동성을 통한 교회 회복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주최 측은 “한국교회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세미나가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실제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전석재 서울신학대 교수의 ‘MZ세대 이해와 사역’ 강의로 포문을 열었다. 전 교수는 MZ세대와 젠지(Gen Z)세대의 특성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교회 내외에서의 역할과 사역 방향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그는 “MZ세대와 젠지세대는 불안과 개인주의 공정성 요구가 높은 세대”라며 “교회는 선교적 교회와 상황화, 관계성 회복을 통해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하고 맞춤형 전도와 멘토링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미래세대 공존 예배와 목회’를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지 대표는 25년 전과 비교해 현재 청소년·청년 사역과 교회 내 세대 간 소통이 크게 위축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전국 권역별 청소년 연합 수련회와 온 세대 예배를 통한 회심과 세대 공감이 절실하다”며 “찬양과 말씀 묵상을 중심으로 한 온 세대 예배 준비와 교회 내 세대별 소통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미나 둘째 날에는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가 강사로 나와 한국교회의 현실을 ‘저체온증’에 비유하며 깊은 성찰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온도가 떨어졌다. 기도가 형식만 남았고 불씨가 꺼져가고 있다. 저체온증은 무섭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보여주는 세 가지 징후로 ‘기도의 온도 저하’ ‘다이나믹의 상실’ ‘교회의 시그니처 부족’을 꼽았다.
그는 “한국교회가 과거 뜨거웠던 이유는 기도에 있었다. 새벽기도, 금식기도, 철야기도가 교회의 심장을 뛰게 했다”며 “목회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다. 성령의 바람이 불어야 파도가 일고 그 파도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들은 탈종교화 시대에 누구나 온라인으로 설교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왜 우리 교회여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야 한다”며 “카피(복사) 목회로는 안 된다. 하나님이 나만을 통해 이루시려는 독특한 소명을 붙잡아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시그니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강의는 현장 목회자들의 실제적인 고민과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목사는 질문에 하나 하나 답하면서 목회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세미나 마지막 강의는 이두희 대한성서공회 교수가 나와 ‘새한글성경과 설교’를 강의했다. 이 교수는 3040세대의 신앙 성숙도와 교회 참여도가 낮음을 지적하고, 경제적 여유와 신앙 성숙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는 “3040세대는 교회에 대한 사회적 역할과 시대 변화에 민감하며 공동체성과 사회봉사에 관심이 높다”며 “소그룹 활동이 신앙 유지와 사회적 고립 완화에 중요하며 다양한 형태의 소그룹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2026 신년 목회계획 세미나’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도전들을 직시하고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과 비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목회의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받고 목회의 열정을 다시금 불태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기철 성결섬김마당 사무총장은 “성결섬김마당은 목회자를 섬기기 위한 포럼으로,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영적 성장과 회복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