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WCBF] 토니 랭캐스터 “축제는 도시브랜드의 동력”

입력 2025-09-26 00:03 수정 2025-09-26 00:42
토니 랭캐스터 에든버러 프린지 소사이어티 대표가 25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부산 세계도시브랜드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최현규기자 frosted@kmib.co.kr

토니 랭캐스터 에든버러 프린지 소사이어티 대표가 25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부산 세계도시브랜드포럼(WCBF)’에서 “축제는 단순한 문화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의 사례를 통해 ‘페스티벌 시티’의 조건과 지속 가능한 도시브랜드 전략을 제시했다.

랭캐스터 대표는 “에든버러는 FIFA 월드컵과 올림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티켓 판매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라며 “매년 2억600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팔리고, 62개국 2만5000여명의 아티스트가 모여 260개 공연장에서 370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그는 “축제는 단순히 관객 경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서 작품을 거래하고 교류하는 시장”이라며 “에든버러가 세계 공연예술의 허브로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토니 랭캐스터 에든버러 프린지 소사이어티 대표가 25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부산 세계도시브랜드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최현규기자 frosted@kmib.co.kr

그는 축제의 기원을 언급하며 “1947년 국제페스티벌에서 배제된 스코틀랜드 예술가들이 독자적으로 무대에 오르면서 ‘프린지’가 시작됐다”며 “배제에 맞선 예술가들의 정신, 누구에게나 무대를 열겠다는 철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린지의 핵심은 개방성과 진정성”이라며 “관객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고, 과도한 상업화는 오히려 신뢰를 잃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에든버러 축제가 도시에 미치는 효과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축제는 연간 3억6700만 파운드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며, 에든버러 시민 83%가 생활의 중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공공재원 1파운드가 투입되면 33파운드의 경제적 효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정치·경제적 정당성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랭캐스터 대표는 또 축제와 도시 정책의 정합성을 역설했다. 그는 “성공하는 페스티벌 시티는 연중 문화 활동과 예술교육, 공연 인프라, 정책적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며 “부산도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구조를 강화한다면 글로벌 축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현장에서의 인간적 연결은 대체 불가하다”며 “사람들은 점점 더 디지털에 의존할수록 오히려 실제 교류를 갈망하게 된다. 축제야말로 그 갈증을 해소하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