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아들러 전 오스틴 시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서 열린 부산 세계도시브랜드포럼(WCBF)에서 도시 정체성과 축제의 통합을 성공 방정식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사례를 통해 도시 전역을 무대로 삼는 방식이 인재와 기업을 끌어들이는 결정적 힘이 됐다고 강조하며 부산에 융합형 축제를 제안했다.
아들러는 오스틴의 변화를 도시 문화에서 찾았다. 1970년대 인구 30만의 소도시가 젊은 음악과 실험 정신을 토대로 성장했고 시민 슬로건인 별나게(Keep Austin Weird)가 위험 감수와 빠른 실험을 장려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제가 외부에서 들여온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 고유의 문화에서 태어나야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SXSW의 성장 궤적도 소개했다. 첫해 700명에서 출발해 현재는 수십만 명이 찾는 메가 플랫폼으로 커졌고 음악 영화 인터랙티브가 결합하면서 도심 클럽과 거리 등 일상 공간 전체가 공연장과 토론장이 됐다고 했다. 이런 통합이 지역 경제와 도시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키웠고 구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 유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트위터가 SXSW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던 사례와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같은 신기술 실험도 축제가 만든 도시 개방성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시 매력과 경제 전략의 선후를 묻는 말에 둘의 통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체성과 문화가 기반이 되고 축제가 이를 증폭시키며 기업과 인재가 몰리는 선순환을 만든다는 것이다. 오스틴의 라이브 음악 수도 정체성과 별나게 문화가 시민 자긍심을 높이고 커뮤니티 참여를 촉발한 점도 강조했다.
부산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영화와 음악 기술과 비즈니스를 잇는 융합형 축제로 도시 전역을 연결하고 일상 공간을 무대로 삼으면 왜 부산에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 문화와 시민 참여가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이라며 부산이 가진 자연과 도시 인프라 위에 이러한 문화를 얹을 것을 주문했다.
아들러는 연설을 맺으며 좋은 음악과 좋은 아침 타코가 오스틴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었듯 부산도 자신만의 생활 문화와 축제를 촘촘히 연결할 때 세계가 찾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