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AI가 운전하는 배, 1만㎞ 태평양 건넜다

입력 2025-09-25 17:44
대만 에버그린사의 1만5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운항시스템(SAS)을 검증하기 위한 태평양 횡단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SAS는 삼성중공업이 2019년 개발한 자율운항솔루션이다. 레이더와 위성항법시스템(GPS), 자동인지시스템(AIS) 카메라 영상 등이 융합돼 해상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AI 기반의 SAS는 대만 에버그린사의 1만5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에 이르는 태평양 구간에서 기능 시험을 했다.

SAS는 약 1만㎞ 구간에서 선원의 개입 없이 기상과 항로 상황을 3시간마다 분석해 최적 가이드 104회, 선박 자동 제어 224회 수행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연료를 절감하고 정시에 맞춰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에버그린 측과 AI 자율운항 기술 공동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속도 최적화 및 항로 최적화까지 수행해 정량적 연비 절감 효과를 더욱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부사장)은 “SAS는 충돌 회피를 위한 자율운항보조시스템에서 스스로 경제적인 속도를 유지하며 도착시간까지 지키는 수준으로 진화했다”며 “연비 절감을 실현하는 친환경 수단으로 글로벌 해운 물류 산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