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주 전 까지만 해도 7번 아이언 비거리가 200m 정도 나왔다. 공이 멀리 나가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 채로 거리 조절이 안 돼서 경기 운영이 오히려 어려웠다.”
작년 KPGA선수권 등 KPGA투어 통산 3승이 있는 전가람(30·LS)는 최근까지 아이언샷 비거리가 너무 많이 나가 애를 먹었다. 평소 150m 나가던 7번 아이언이 200m를 훌쩍 넘겼다. 나머지 아이언의 비거리도 예전보다 늘긴 마찬가지였다.
원인을 몰랐다. 답답한 마음에 레슨을 받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주 골프존 오픈부터 이전 아이언 거리감을 찾기 시작했다. 공동 27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잃었던 자신감도 돌아왔다.
그리고 2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개막한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 원)에서 드디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했다.
그는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솎아내 6언더파 66타를 쳤다. 황중곤(33·우리금융그룹), 배용준(25), 최승빈(25·이상 CJ)과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전가람은 올 시즌 부진했다. 12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는 4차례 뿐이다. 그 중 코오롱 한국오픈 4위가 유일한 ‘톱10’이다. 시즌 초반 당한 부상이 부진 원인이었다. 아예 1라운드만 뛰고 도저히 경기를 계속할 수 없어 기권한 적도 2차례 있다.
그는 “올 시즌 내내 부상이 있었다. 개막전에서 조금 추운 날씨에 샷을 강하게 치느라 왼쪽 어깨가 한 달가량 아팠다”라며 “그 이후로 샷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상반기를 마무리한 후 7~8월에 무리가 될 만큼 연습을 많이 한 탓도 있는 것 같다”고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거기다가 성적이 잘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심적 압박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잃었던 거리감이 조금 잡히면서다. 전가람은 “오늘 보기 없이 1라운드를 마쳤다. 이 부분이 상당히 만족스럽다”라며 “그린을 놓치면 어프로치 샷을 하기 까다로운 코스라서 그린에 공을 잘 보내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생각보다 핀 방향으로 볼이 잘 붙었고 어프로치도 잘 돼서 버디만 6개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부상 부위 통증이 사라진 것도 자신감을 회복한 계기가 됐다. 그는 “어깨는 괜찮아졌다. 그런데 7~8월에 연습을 정말 많이 했고 이 과정에서 스윙 스피드가 과하게 늘었다”라며 “거리 조절이 안 되는 것을 고쳐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허리를 조금 많이 사용했다. MRI 검사 결과 문제는 없어 다행이다”고 했다.
전가람은 작년 이 대회에서 공동 4위에 입상했다. 그만큼 까다로운 코스와 궁합이 잘맞는다는 방증이다.
그는 “오늘과 같은 전략으로 아이언 그린 적중률을 높이고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는 것에 노력할 것”이라며 “설령 버디를 못하더라도 파를 계속 지킬 수 있도록 잘 관리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KPGA투어 통산 3승,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통산 4승이 있는 황중곤도 이날 버디만 6개를 골라 잡았다.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2022 아너스K 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과 2025년 K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배용준도 보기 프리 플레이 끝에 6타를 줄여 생애 첫 스트로크 플레이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한편 대회 1라운드는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내린 강우로 페어웨이가 젖어 있어 프리퍼드 라이(스코어 카드 크기)를 적용한 채 치러졌다.
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