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I·AI” 올인한 손정의 자산 54조원… 최고액 경신

입력 2025-09-25 17:12 수정 2025-09-25 21:37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019년 11월 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자산이 인공지능(AI) 집중 투자에 힘입어 개인 최고액을 경신한 387억 달러(약 54조2000억원)로 불어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손 회장의 자산이 올해에만 144% 급증했다”며 “손 회장의 순자산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로 편입해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액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지난 24일 뉴욕증시 마감 종가를 반영한 손 회장의 자산은 38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54위에 해당하며 일본 국적자로는 의류기업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세계 36위·478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 거액이다.

손 회장에게 대박을 안겨준 것은 AI 투자다. 그는 미국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지난 3월 75억 달러를 투자했고, 연내 22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미국 AI 반도체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 등 AI 하드웨어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오픈AI는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에서 추진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오라클 등 프로젝트 협력사들과 함께 400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데이터센터 5개를 미국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튿날인 24일 소프트뱅크 주가는 6% 급등했고, 손 회장은 하루 만에 19억5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의 자산을 추가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샘 올트먼(이상 왼쪽부터)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청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손 회장은 미래 산업을 먼저 알아보는 안목으로 기술 혁신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과감한 벤처 투자를 펼쳐왔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망인 브로드밴드,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겐 AI 산업 육성을 강조한 것이 그의 투자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손 회장은 2019년 7월 방한 당시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김 전 대통령에게 ‘브로드밴드’를 세 차례 말했던 것처럼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AI, AI, AI”라고 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