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박찬욱 감독 ‘어쩔수가없다’ 등장 화제

입력 2025-09-25 10:28
영화 '어쩔수가없다' 한 장면. 배우 이성민은 이 작품에서 강원대 제지공학과 출신으로 제지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CJ ENM 제공

국내 유일의 강원대 제지공학과(현재 종이소재과학전공)가 박찬욱 감독의 장편영화 ‘어쩔수가없다’에 등장해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제작한 모호필름과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만수가 25년간 재직했던 제지업체 태양에서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뒤 가족과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으며, 배우 이성민은 재취업이 절실한 업계 베테랑으로 만수의 경쟁자 구범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속 구범모는 “제 이름은 구범모입니다. 강화합성지 못지않게 질긴, 저와 종이의 인연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1세대 제지맨이었던 큰아버지의 권유로 ‘강원대 제지공학과’에 들어갔으니 말이죠.”라는 대사를 통해 국내 유일 제지공학과 출신으로서 제지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한 장면. 배우 이성민은 이 작품에서 강원대 제지공학과 출신으로 제지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CJ ENM 제공

구범모는 주인공 만수(이병헌 분)와 마찬가지로 제지업계에서 평생을 살아온 인물로, ‘다른 선택지는 없는 존재’로 그려진다.

모호필름 측은 해당 장면에 “‘강원대학교 임과대학 제지공학과 졸업’이라는 설정을 삽입해 범모의 캐릭터가 평생 제지업계에 몸담아온 인물임을 강조했다”며 “국내 유일의 제지공학과를 보유한 강원대학교의 전통을 반영함으로써 영화의 사실성과 설득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영화 어쩔수가 없다는 최근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상영 당시 9분간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내년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고,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어 역대급 해외 판매 성과를 거두는 등 국제적 주목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옛 임과대학)은 국내 유일의 산림환경 분야 단과대학으로 1982년 설립됐다.

종이소재과학전공(옛 제지공학과)은 1988년 3월 임과대학 제지공학과로 신설된 이후 국내 제지산업을 선도하는 유일한 제지 분야 전문 교육·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현재는 목재종이과학부 종이소재과학전공으로 개편돼 펄프 및 종이 제품 제조, 바이오리파이너리, 재활용 기술, 친환경 소재 개발까지 제지산업 전반을 선도하는 연구와 전문인재 양성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대는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가 1990년대 인기 청소년 드라마 사춘기의 주요 배경으로 나와 대중의 기억에 남아있다.

최근에도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동감, 비와 당신의 이야기, 비스트를 비롯해 드라마 선산, 소년시대 등 촬영지로 나왔다.

옛 건축물과 신식 건물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재연 총장은 25일 “강원대학교의 이름과 전통이 세계적 감독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통해 국민들과 세계 영화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된 것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사회와 함께하는 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 속에서 당당히 빛나는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