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9신] “모든 사람 동등” 성윤리강령 준수 서약 채택

입력 2025-09-24 17:26 수정 2025-09-24 17:30
기장 총회가 24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제110회 총회를 열고 회무에 돌입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이종화 목사)가 ‘목회자 성윤리강령 준수 사역서’를 채택하기로 결의했다. 해당 문건은 일부 표현이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직전 총회에서 폐기하기로 결의된 바 있다.

기장 총회는 24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제110회 총회를 열고 양성평등위원회가 제안한 ‘제103회 총회 결의 목회자 성윤리강령 준수 서약서 이행 헌의의 건’을 표결에 부쳤다. 377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223표, 반대 154표로 통과됐다.

양성평등위원회 관계자는 제안 설명에서 “올해 교단 내 발생한 여러 건의 성폭력 사건들을 겪으며 우리 교단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함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이에 기존의 성윤리강령 준수가 온전한지 경각심을 갖고 점검하게 됐고, 준수 서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103회 총회에서 허락한 목회자 성윤리강령 준수 서약서 이행을 헌의하오니 서약서를 작성하여 노회에 제출 할 수 있도록 허락 바란다”고 덧붙였다.

총회대의원(총대) 사이에서는 서약서 서명 방식을 두고 이견이 제기됐다. 한 총대는 “성범죄 예방을 위해 성폭력 처리 지침서를 제작·배포했고 각 노회별로 성인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며 “이미 교육과 다짐이 진행되고 있는데 서약서에 서명까지 받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윤리 준수는 신뢰의 문제인데 서명은 오히려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장 총회는 2018년 성평등을 위한 성윤리 강령을 제정해 선포했다. 당시 ‘성윤리 강령 준수’를 서약하기로 결의했지만, 시행은 하지 않았다.

문건을 살펴보면 일부 조항에는 “나는 모든 사람이 다양하면서도 동등하게 창조된 하나님의 형상임을 고백하며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겠습니다” “나는 어느 한 성이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평등한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어가겠습니다”고 적혀 있다. 일각에선 ‘모든 사람’과 ‘한 성과 다른 성’이라는 표현이 남성과 여성을 제외한 제3의 성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천=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