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경남 진주에서 치킨을 배달하는 모습을 24일 공개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은 국회 계엄해제 의결 방해 의속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이 한 전 대표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이었다.
지난 22일 경남 거제를 시작으로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선 한 전 대표는 증인신문에 출석하는 대신 자영업자와 시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남) 진주 자담치킨 진주혁신도시점에서 사장님, 아르바이트 학생으로부터 영세자영업 어려움에 대해 경청했다”며 “사장님과 함께 치킨 배달도 했다”고 밝혔다. 배달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 12장도 함께 올렸다.
사진엔 한 전 대표가 점주와 영수증을 보며 대화하는 모습을 비롯해 아르바이트생과 치킨 포장 박스를 접는 모습, 배달 장소에 치킨을 내려놓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진주에서 음식점 사장님들을 만나 ‘경기가 너무 어렵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저녁엔 진주 혁신도시 한 치킨 체인점에서 영업을 도우며 포장을 같이 하고 아파트 배달도 직접 나갔다”면서 “배달 앱 수수료가 너무 부담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배달한 집에서 알아보지 않느냐’며 묻는 말에 “요즘은 벨을 누르지 않고 문 앞에 놓고 가라는 요청이 많다”고 답했다.
한 전 대표가 치킨 배달에 나선 날은 내란 특검이 한 전 대표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인데, 한 전 대표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실제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저는 12월 3일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계엄을 막았고 그로 인해 당대표직에서 쫓겨나고 지속적인 공격을 지금도 받고 있다. 정치적 고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게다가 민주당이 임명한 특검이 원하는 건, 제가 일종의 협업하는 그림을 만들어 보수를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전 대표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을 거부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례를 거론하며 “안 의원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저만 매주 브리핑에서 언급하고 있다. 몇 백억 혈세를 쓰면서 결국 제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들 기준으로 피해자이고 참고인인데, 왜 그렇게 저한테 집착하느냐”고 되물었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당일 있었던 일을 이미 상세하게 밝혔기 때문에 특검 소환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한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예측하는 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 안 나갔듯이 안 나간다. 이런 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는 정치를 계속하는 사람 아닌가”라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데 대해 “우리 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8월에 나서는 것 보다는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에게 조금 더 시간을 드리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 문제를 더 깊이 후벼파고 이슈화하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