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호스트인 최경주(55·SK텔레콤)가 대회를 창설하게 된 배경이다. 최경주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24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디펜딩 챔피언 이수민(32·우리금융그룹),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옥태훈(27·금강주택)과 참석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대회인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후배들을 위해 만든 대회로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작고한 아놀드 파머의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함께 PGA투어 3대 인비테이셔널 중 하나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 통산 18차례나 출전했다. 그 중 2007년에는 아사아인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당시 18번 홀 그린에서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던 니클라우스에게 최경주는 “당신이 쓴 책을 보고 골프를 배웠다”고 말해 큰 화제가 됐다. 이후 둘은 부자의 정을 나눌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올해가 14회째인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현재 타이틀 스폰서인 현대해상과는 10년째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다. ‘선수를 위한 대회’라는 대회 컨셉트도 오롯이 메모리얼 토넌먼트를 통해 설정한 것이다.
최경주는 “1999년에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처음 출전했는데 모든 선수를 환영하고 선물을 주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라며 “음식이나 기타 등등 선수에게 배려해주는 것이 눈에 확 띄었다. 코스에 들어왔을 때 선수들이 충분히 그 대회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 그런 데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 126명 전원의 참가비를 주최측이 부담한다. 또 국내 개최 골프 대회 중 유일하게 별도 상금 예비비 제도를 둬 컷 통과 선수 중 61위 이하 선수들에게 균등 지급하고 있다. 프로암을 없애고 연습 라운드를 이틀 하는 것도 다른 대회와 다른 점이다.
최경주는 “선수들과의 간담회를 통해서 가장 이슈가 됐던 것 중 하나가 상금을 배분했을 때 받는 금액이 적다는 거였다. 그래서 국내 최초로 예비비를 준비하게 됐다”고 61위 이하 선수들에게 별도 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선수들을 위한 배려는 또 있다. 선수 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 식사 지원, 출전 선수 및 캐디에 한해 선착순으로 숙소(현대해상 연수원)을 제공한다.
최경주는 “메모리얼 토너먼트 때 받은 선물이 미국집에 그대로 있다. 이런 것을 전통화하는 것을 보고 이 대회에서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한 전통적인 대회로 만들어 가려고 했다”라며 “선수들이 충분히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100퍼센트 다 적용되고 있다.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주신 것을 보고 감사하다”고 했다.
주최측의 배려에 출전 선수들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수민은 “화요일과 수요일 캐디와 백을 매고 자유롭게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점이 확실히 다르다. 코스 세팅도 잘 치는 샷과 못 치는 샷이 확실히 구분되는 코스라고 느껴진다. 이런 환경에서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확실히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옥태훈은 “코스 세팅이 깔끔하다. 락커룸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게 뜻깊고 귀한 기념품도 너무 감사하다”며 “선수를 위한 시합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잘 치고 싶은 마음도 맞지만 이 코스에서는 잘 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결기를 내보였다.
3명의 선수들은 대회에 임하는 목표와 각오도 밝혔다.
최경주는 “올해로 14회째다. 현대해상과 페럼클럽, 그리고 그동안 멋진 경쟁을 해준 동료 선후배 선수들께 감사드린다”며 “이수민, 옥태훈 선수와 같은 훌륭한 젊은 후배들 틈에서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매일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으로 최종라운드까지 치는 게 목표다”고 했다.
이수민은 “2차례나 우승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나에게 뜻깊다. 페럼클럽은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풀어갈 수 있는 코스”라며 “잘 준비해서 올해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주 대회에 왼쪽 손목 물렁뼈 통증으로 기권했던 옥태훈 “처음으로 최경주 프로님과 사진도 찍고 기자회견도 옆에서 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며 “페럼클럽에서 한 번도 잘쳐본 적이 없는데 남다른 마음으로 (러프도 길고 어렵지만) 열심히 기도해서 주말까지 꼭 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최경주는 25일 열리는 대회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수민, 지난주 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한 박성국(37·엘앤씨바이오)과 함께 12시57분에 1번 홀(파4)에서 출발한다.
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