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래는 수변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산 세계도시브랜드포럼(WCBF) 전야 행사가 24일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세계은행의 존 커 카우 수석 도시전문가는 “수변 공간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도시 회복력·포용적 성장·경제 활력을 견인하는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카우 수석은 “부산은 바다·강·항만을 전략적으로 연결해 도시 정체성을 재창조할 수 있다”며 “(도시브랜드를) 역사와 집단 기억이 시민의 일상 경험으로 응축된 것”이라 정의했다. 그는 공간 경험이 경제·인재 유치·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도시화의 도전 과정부터 하나하나 짚어 냈다. 2050년 전 세계 도시 인구는 67억명에 달하고, 증가의 90%가 아시아·아프리카에 집중된다. 도시 면적 확장은 인구 증가율을 추월해 비효율적 확산과 비용 상승을 불러오고 기후 위기·열섬·공중보건 리스크도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도시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70%를 배출하기 때문에 계획과 밀도, 녹지, 연결성이 곧 회복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법으로는 수변 재창조, 공공 자산의 전략적 활용, 포용과 형평, 기후 적응을 제시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빌바오의 ‘구겐하임 효과’, 코펜하겐의 합작 개발, 요코하마·고베의 해안 재생이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그는 “성장은 모든 시민이 누릴 때 지속 가능하다”며 “공공성·접근성·안전성을 설계 초기부터 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과제로는 ▲북항·수영만 수변 축 통합 마스터플랜 ▲토지가치 환수와 민관 파트너십 ▲보행·녹지·수변 접근 개선 ▲데이터 기반 기후 적응 ▲문화·산업 클러스터 결합을 꼽았다. 그는 “해양·항만·도심이 중첩된 부산은 블루이코노미 최전선에 서 있다”며 “세계디자인수도(WDC) 2028을 준비하는 부산이 수변 전략을 디자인·문화·산업과 접목하면 글로벌 브랜드 도약의 가속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우 수석은 발표를 마치며 “도시는 위협과 기회가 공존한다. 수변을 연결·회복력·형평 원칙에 따라 설계한다면 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이자 ‘기억되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