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는 전체 1인 가구 중 청년(15~39세)의 비율이 43.4%에 달한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6.8%p, 경기도 평균보다 6.2%p 높은 수치로, 하남시가 명실상부한 ‘젊은 도시’임을 증명하는 명확한 지표다.
젊은 인구의 증가는 도시의 활력이지만, 동시에 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을 어떻게 보듬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인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기도 하다. 하남시는 이 질문에 ‘청년이 머물고, 성장하며, 주도하는 도시’라는 명확한 비전으로 답하며, 시정의 나침반을 청년에게 맞췄다.
이러한 시정 방향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서울의 위성도시에 머무는 것을 넘어 하남 자체에서 삶의 완전한 주기를 그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이현재 하남시장의 확고한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치열한 평일의 삶과 풍요로운 주말의 쉼이 공존하는 ‘자족도시’를 핵심 목표로, 이 철학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청년의 삶에 스며드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되고 있다.
▲‘든든한 디딤돌’…막막한 현실에 내미는 실질적 취업 솔루션
청년의 가장 절박한 고민인 ‘일자리’ 문제에 대해, 하남시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체계적인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하남시 취업교육 청년지원사업’은 취업에 필요한 기술 습득을 위한 수강료를 지원해 청년의 취업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매년 100여명의 미취업 청년을 선정해 생애 1회 최대 200만원 이내 실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취업 준비에 소요되는 청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남시 청년 채용 존(ZONE)’은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과 청년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 간의 실질적인 연결을 돕는 소규모 채용박람회다. 행사 당일 참여기업 채용설명회, 이력서 제출, 현장면접, 실시간 채용 결과 확인까지 원스톱 방식으로 진행돼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채용 경험을 제공한다.
변화하는 채용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AI 모의면접 체험관’은 AI 역량검사부터 개인별 심층 결과 분석까지 제공하며, 기술 변화 앞에서 막막했던 청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토스 등 대기업 현직자들이 직접 온라인으로 직무 정보와 취업 준비 과정을 알려주는 ‘청년 취업멘토링’ 역시, 막연한 동경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꿔주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구직을 단념했던 청년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이다. 5주부터 최대 25주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구직기술 교육을 넘어, 관계 형성 훈련과 심리 상담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되찾게 하는 데 집중한다. 최대 350만원의 참여수당은 이들이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치열한 도전 끝에 원하는 회사에 입사한 이윤희(28)씨의 이야기는 이러한 정책의 가치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매년 계약 만료로 구직을 반복하던 이씨에게 ‘청년 면접정장 무료 대여’ 서비스는 다른 지원자들과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됐다.
특히 값비싼 사설 컨설팅 대신 받은 ‘하남시 청년지원센터의 1대1 무료 컨설팅’에서 얻은 자신감과 실질적인 피드백이 최종 합격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 청년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준 하남시의 세심한 정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정책 수혜자에서 ‘시정 파트너’로…청년의 목소리에 힘을 싣다
이현재 시장은 ‘청년 정책의 성공은 청년들이 스스로 정책의 주인이라고 느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남시는 먼저 청년일자리과를 신설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청년을 단순 수혜자가 아닌 시정을 함께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격상시켰다.
‘청년명예시장’과 ‘청년정책특보단’으로 구성된 ‘청년메이트’가 그 상징이다. 이들은 시정 주요 회의에 참석해 청년의 시각으로 날카로운 제안을 던진다. 이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청년명예크리에이터’ 사업은 3개월간의 전문 교육을 수료한 16명의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유튜브 동영상 126개는 딱딱한 정책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청년층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아가 청년들이 직접 예산을 설계하는 ‘하남시가 묻고, 청년이 답하다 – May I Help Youth?’ 워크숍은 청년이 제안한 정책이 실현되는 직접 민주주의를 보여준 대표 모범 사례다. 1억원의 예산을 두고 청년들이 조별 토의와 숙의를 거쳐 청년분야 예산에 편성될 사업을 제안하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2026년 예산에 반영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정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 모든 정보와 기회를 한데 묶은 전자책 ‘알쓸청길’(알아두면 쓸모있을 청년정책 길라잡이)은 단순한 정책 안내서를 넘어, 정책 수혜 청년들의 진솔한 후기까지 담아내며 청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고 활용하도록 돕는 ‘권리장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상에 활력을, 관계망을 넓히다…청년의 ‘워라밸’을 채우다
치열한 경쟁과 불안정한 미래에 지친 청년들에게 ‘쉼과 회복’의 시간은 필수적이다. 특히 서울로 출퇴근하는 청년 직장인들이 주말만큼은 하남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시는 문화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 그 결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연장이 부족했던 하남은 이제 청년들이 즐겨 찾는 문화 도시로 거듭났다.
지난 3년간 33만명이 하남의 공연을 찾았고, 대표 축제인 ‘뮤직 인 더 하남’은 올해만 2만6000여명이 다녀가 만족도 98.8%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의 대표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거리공연 브랜드 ‘Stage 하남! 버스킹’ 역시 9만여 명이 관람했다.
아울러 지난 20일 ‘청년의 날’을 맞아 하남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청년 명랑운동회’ 현장은 청년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웃음소리로 가득한 축제의 장이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고립·은둔 청년 문제에 대응해, 하남시는 청년들이 고단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또래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획 단계부터 ‘청년메이트’가 참여해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곳곳에 녹아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참가자들은 팀을 나눠 신발을 벗어 던져 과녁에 맞추는 ‘신발 양궁’에선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신발에 박장대소했고, “영차” 구호를 외치며 온 힘을 다해 줄을 당기는 ‘줄다리기’에서는 승패를 떠나 하나가 되는 짜릿함을 만끽했다.
머니클래스 같은 ‘자기계발’부터 미술관 산책 같은 ‘문화체험’, 플라워 테라피 같은 ‘마음 치유’까지 세 영역으로 구성된 원데이 특강 ‘슬기로운 청년생활’과 러닝, 풋살 등 9개 동아리를 지원하는 ‘함께노는 청년클럽’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건강한 자립을 돕는 세심한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자족도시’의 완성…청년의 미래를 담보하는 기업 유치 전략
하남시는 ‘청년은 서울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지역 기업에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토양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남청년 지역유망기업 대탐방’과 같은 연결고리는 이러한 큰 그림의 일부다. 청년들이 지역 내 IT 기업 ‘㈜에어패스’의 최첨단 기술을 체험하며 미래를 꿈꿀 수 있었던 것은, 하남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펼쳐온 체계적인 노력의 결실이다.
하남시는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유치단’을 발족하고 규제를 개혁하며 기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 행정 서비스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성원애드피아를 비롯한 12개 기업이 하남을 새 둥지로 택했으며, 약 8179억원의 투자와 2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이현재 시장은 “기업이 하남을 선택하면 행정은 신속히 돕고, 청년들은 더 많은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 비전이 결국 자족기반을 튼튼히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청년 한 명 한 명의 서사에 ‘성장’이라는 페이지를 더해주려는 하남시의 진심 어린 노력은, 양질의 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기반 마련과 맞물려 ‘젊은 도시’를 넘어 ‘미래가 기대되는 청년희망도시’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하남=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