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사노조가 “광주시교육청이 교장·교감들을 경남 통영에 있는 호텔로 데려가 호화 연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관내 학교의 석면해체 공사는 미루면서, 교장·교감은 호화 연수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에 따르면 광주 지역 초등 교장과 유치원 원장들은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통영의 한 호텔에서 연수를 진행중이다. 이날엔 중등 교장과 특수학교장들도 연수에 합류했다. 10월 말에는 유·초·중·고 교감들의 연수가 예정돼 있다.
노조는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7월 예산 부족을 근거로 양동초등학교, 조대여중, 경신여고 등 24개 학교의 석면해체 공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석면 해체 공사는 1급 발암물질을 학교 건축물에서 제거하는 것으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이다. 석면해체 제거 공사는 냉난방기 공사와 결합해 어떤 예산 사업보다 우선해야 할 사업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석면해체공사 연기’를 말할 때 예산 상태가 오죽 좋지 않으면 공사를 연기했겠는가 생각했다”면서 “예산 상황이 여유롭다면 교장, 교사들까지 해외로 보내 연수를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예산 상황이 안 좋아 석면해체 공사를 할 수 없다면 허리띠를 최대로 졸라매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노조는 “광주시교육청의 이런 무개념 예산 집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를 저질렀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장애학생체육대회 계획을 예정일 직전에 백지화했다. 못 하겠다고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립학교 직원 체육대회를 이벤트 업체를 불러서까지 성대하게 시행한 전과가 있다”고 비판했다.
교사노조의 비판에 광주시교육청은 같은날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연수가 ‘호화 연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연수는 광주시교육청 자체 예산을 활용한 것이 아닌, 교육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특별교부금’으로 추진했다”며 “이 특별교부금은 목적이 지정된 것으로, 교원 연수 목적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호화 연수 지적에 대해선 “시교육청은 연수에 앞서 최저가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기존 1박2일 과정 직무연수 평균 단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연수를 추진해 ‘호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