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사고로 뇌사…21살 대학생 김규민씨, 5명에 새 생명

입력 2025-09-24 09:06 수정 2025-09-24 10:14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떠난 김규민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스물한 살의 나이에 물놀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김규민씨가 장기기증으로 5명의 목숨을 살렸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4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익수 사고를 당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심장·폐장·간장·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강원도 삼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경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포항에 있는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데이터센터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꿨고, 그 꿈을 위해 늘 노력하는 성실한 청년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그는 평소 애교가 많은 아들이자 자상한 오빠였다고 한다. 대학 입학 후에는 축구, 클라이밍,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취미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가족들은 김씨의 일부가 이 세상에 남아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심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주고 또 커다란 기쁨을 안겨준 사랑하는 규민아. 하늘에서 못 이룬 꿈들 다 이루고 예쁜 별이 돼서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