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들의 식습관은 점점 불균형으로 심화되고 있다. 단맛이 강한 음료와 가공식품 섭취가 늘고, 카페인 음료를 찾는 빈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주 3회 이상 섭취율은 2015년 3.3%에서 2024년 23.5%까지 급증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도 가당 음료와 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성장기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섭취가 방해받는 상황이다.
실제 통계에서도 영양 결핍은 뚜렷하다. 202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5~18세 청소년의 칼슘 섭취 충족률은 60%에 불과했다. 또 2022년 청소년 식생활 심층 보고서에서는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하루 한 번 이상 우유를 섭취한다고 답했다. 단백질 섭취 역시 권장량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단순한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칼슘과 단백질이 부족하면 골밀도 저하와 성장 지연으로 이어지고, 동시에 비만과 영양 결핍이 공존하는 ‘영양 이중 부담’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학교 우유급식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흰우유에는 칼슘뿐 아니라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 성장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칼슘은 단독 섭취보다 단백질, 유당, 비타민 D와 함께 섭취될 때 흡수율이 높아지는데, 우유의 흡수율은 약 40%로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이 성장기 아이들의 균형 잡힌 발달에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학교 우유급식은 아이들이 사회적 유행이나 식습관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필수 영양소를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라며 “매일 우유를 마시는 습관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학교 우유급식 논란도 이러한 본질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을 보장하고 미래 사회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우유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건강을 위한 토대”라며 “지금은 우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학교급식의 의미를 지켜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