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적대와 대결 시대 종식"

입력 2025-09-24 02:09 수정 2025-09-24 02:12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액션 플랜으로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내세운 ‘E.N.D(엔드) 이니셔티브’를 천명했다.

남북 간 교류를 확대하고, 남북은 물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를 타진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제80회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방안으로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3단계 방법론을 국제사회에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선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이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내란을 완전히 극복하고 국제사회에 다시 정상국가로 복귀했다는 점도 강하게 어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라며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뉴욕=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