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단체들의 혐중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날 경기 안산에서 진행된 시위는 23일 서울 명동에서 열렸다. 집회 현장에서는 중국인을 겨냥한 구호와 혐오 발언이 쏟아지면서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몸을 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보수단체 ‘민초결사대’ 회원 등 100여명은 서울 중구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집회를 시작해 시청을 거쳐 덕수궁 대한문까지 행진했다. 행진 경로에 주한 중국대사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중국이 세계 각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며 지난 대선을 무효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향해 “CCP(영어로 표기한 중국공산당의 약자) 아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행진이 명동을 벗어나 시청에 다다르자 “짱개” 등 혐오 표현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 중국인 여성이 영어로 “가짜 뉴스를 멈추라”고 항의하며 시위대와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경찰이 제지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찰이 “제한 통고를 준수해달라”는 안내 방송을 하자 시위대 곳곳에서 “중국 경찰 물러나라” 등의 욕설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잇따른 혐중 시위로 명동 상인과 국내 체류 중국인들이 불안을 호소하자 경찰은 지난 12일부터 시위대의 명동 진입을 제한하고 불필요한 마찰 유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차이나타운 등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가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경기 안산 중앙역 인근에서 수십명 규모의 혐중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미국에서 피살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추모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고, 현장에는 ‘차이나 아웃’ 피켓이 등장했다.
안산은 전국 226개 지자체 중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은 도시다. 10만명이 넘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중국인과 중국 동포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